빌과 테드의 엑설런트 어드벤쳐(Bill&Ted's Excellent Adventure, 1989) 하이틴/코미디 영화




1989년에 '스티븐 헤렉'감독이 만든 하이틴 SF 영화.

내용은 '빌'과 '테드'는 '와일드 스탈린즈'라는 그룹을 결성한 친구들인데 로큰롤 음악에 정신이 팔린 나머지 학교 공부를 소흘히 한 탓에 역사 과목에서 낙제를 할 지경에 놓였고, 테드는 아버지로부터 낙제를 하면 알래스카에 있는 군사 학교에 보내겠다는 최후 통첩을 받게 되는데 수백년 후의 미래에서 수수께끼의 인물 루퍼스가 나타나 전화 박스 모양을 한 타이머신을 타고 과거 여행을 통해 역사 공부를 몸소 체험해 낙제를 면하라고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장난꾸러기 고등학생이 현실 혹은 미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시간 여행을 한다 라는 개념은 이미 희대의 명작 '백 투 더 퓨처'에서 그 개념을 세웠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 작품이 아류라는 것은 아니다. 분명 전체적인 질을 놓고 보면 백 투 더 퓨처의 벽을 넘을 순 없지만 적어도 아류로 그치지는 않고 그 나름대로 신 개념을 만든 수작이다.

갈등 구조는 빌과 테드가 역사 과목에서 낙제를 해서 서로 헤어지게 되면 와일드 스탈린즈도 자연히 해체되고, 미래에 전쟁과 기아를 없애고 전 세계 사람에게 화합을 가져다 준 그들의 음악 또한 사라지는 바람에 그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루퍼스가 찾아와 시간 여행을 권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빌과 테드의 음악이 전 세계의 화합을 주도했다는 건 미래의 일이니 어느 정도 납득이 가지만 문제는, '빌과 테드가 역사 과목에 낙제를 함으로써 서로 헤어지게 되면 그 화합도 깨진다'라는 개념이 갑자기 왜 생겼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 라는 문제가 떠오른다고나 할까?

이 작품에서는 그러한 시간 개념의 논리가 허술하다. 이야기 전개나 구조를 봐도 그런 곳에 신경쓰지 않은 티가 보인다. 가장 큰 예로 현재의 빌과 테드가 미래의 빌과 테드와 만나는 장면이 두 번 겹치는 걸 들 수 있는데, 분명 상황적으로 보면 납득이 가지만 시간 개념의 논리적으로 보면 뭔가 아리송하다.

바로 이런 점 때문에 이 작품은 백 투 더 퓨처의 벽을 넘어설 수는 없는 것 같다. 아니, 어쩌면 백 투 더 퓨처가 너무 대단한 작품인 건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작품은 단순히 아류라고 보긴 힘들다. 솔직히 재미있게 잘 만들었다. 이 작품에서 중점을 둔 것은 백 투 더 퓨처의 것과 확실히 다르다.

나폴레옹이 누구냐는 질문에 '땅딸보요' '이미 죽은 사람이죠'라고 질문하는 두 바보들이 역사 과목에서 낙제를 면하기 위해, 역사의 위인들을 데리고 오면서 벌어지는 사건 사고가 주를 이루는데 이게 또 굉장히 신나는 전개로 진행된다.

흔히 알려진 역사의 위인으로서의 위엄과 품격을 갖추고 있기 보다는, 위인의 코믹함과 바보스러움을 부각시켰기 때문에, 가벼운 마음으로 보고 즐길 수 있다. 풋볼 선수복을 입고 금속 방망이를 휘두르며 스케이트 보드에 몸을 실은 징기스칸과 에어로빅에 심취한 잔다르크, 여자를 꼬시는데 여념이 없는 빌리 키드와 소크라테스, 프로이트, 전자 키보드에 맛이 들린 베토벤, 애 같은 나폴레옹, 링컨. 정상적인 인물은 하나도 없고, 전부 다 희극적인 캐릭터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보고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긴박감 같은 건 별로 없지만 기승전결은 완벽하고, 시종일관 흘러 나오는 로큰롤 보컬 음악이 작품의 완성도를 더 높여준다. 개그도 적당히 웃기는 수준으로 테드 역을 맡은 키아누 리브스의 바보 연기도 나쁘지 않았다.

중세 시대에 가서 풀 플레이트 메일을 입더니 '갑옷이 무거워' '갑옷이 무거우니 헤비 메탈?' 등의 말 장난을 한다던가, 롱소드를 들고 '나는 다스베이더다!' '그럼 난 루크' '넌 내 아버지가 아니야!'란 대사를 날리며 자기들 입으로 슝슝 소리를 내고 검을 부딪히는 것 등등 패러디 개그도 재밌었다.

이 작품의 백미는 빌과 테드가 미래에 가서 미래 사람들과 음악과 몸짓을 통해 교감하는 시퀀스와 클라이막스 부분에 뒤늦게 발표회장에 도착해 역사의 위인들과 함께 역사 과제 발표 공연을 하는 시퀀스라고 할 수 있겠다.

18번 액션은 뭔가 특별히 좋은 일이 있을 때 손으로 기타를 치는 흉내를 내는 것이고, 명대사는 '비 액설런트 투 위치 아더(서로에게 최고가 됩시다)'라고 생각한다.

여담이지만 2년 후인 1991년에 '피터 휴잇'감독이 이 작품의 속편 격인 '빌&테드 보그즈 저니'를 만들었지만, 그 작품의 내용은 빌과 테드가 미래에서 온 로봇 자객에 의해 죽임을 당한 뒤 지옥에 가면서 시작되는 SF 오컬트 판타지라서 1편 같은 형식의 재미를 바라는 건 좀 무리라고 생각한다.

덧붙여, TV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진 적도 있으며 국내에서 정식으로 방송이 된 적도 있다.


덧글

  • 시무언 2008/05/05 13:07 # 삭제 답글

    일단 보고 즐기기엔 상당히 좋았죠. 여러모로 유쾌했던데다가 과학 논리보다는 스토리 전개에 집중해서 하드 SF보다는 그냥 시간 여행 개념을 다룬 좋은 코메디였습니다
  • 이준님 2008/05/05 13:18 # 답글

    1. 저 두배우가 나중에 어떤 경력을 쌓는지 지금 생각하면 덜덜덜합니다
  • 잠뿌리 2008/05/06 11:05 # 답글

    시무언/ 부담없이 볼만한 하이틴 sF 코미디였습니다.

    이준님/ 키아누 리브스가 이렇게 뜰지는 몰랐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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