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에코 아자라크 1 (Eko Eko Azarak: Wizard of Darkness, 1995) 오컬트 영화




'코가시니치' 원작의 만화를 TV시리즈와 영화로 만들어졌는데 이 작품은 후자에 속하며 1995년에 '시마코 사토'감독이 만들었다.

내용은 비밀을 간직한 신비로운 소녀 구로이 미사가 어떤 학원에 전학을 가는데, 그 학원에는 구로이 미사를 눈에 가시처럼 여기는 악의 주술 집단이 있어서.. 구로이 미사를 없애버리기 위한 계략을 꾸미고 그걸 바로 실행에 옮기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학원가를 배경으로 한 공포란 매력적인 소재는 단지 아동용으로 국한시킬 수 없다는 발상에서 나온 걸까? 에코에코 아자라크의 배경은 초등학교가 아니라 고등학교. 그리고 소재는 사실 학교 괴담 그 자체가 아니라 흑마법과 사이비 종교가 나오는 오컬트라고 할 수 있다.

작품상에 나오는 주술 역시 흑마법 계통으로 악마 소환 의식이나 부두교의 주술 인형 등이 나온다.

주목할 만한 배우는 당연히 구로이 미사 역의 '키미카 요시노'. 미모가 그리 출중하지는 않지만 어두운 과거를 가졌고 그 비밀은 간직하며, 음산하면서도 신비로운 소녀 구로이 미사 역을 충실히 잘 수행했다고 생각한다.

이 작품은 앞서 언급했듯이 학교 괴담과는 상당히 다른 노선을 걷고 있다. 성인을 대상으로 한 듯 결코 약하지 않은 고어성과 양호 선생과 학생 사이의 레즈비언 씬까지 연출되는 등 전 연령 대상의 영화는 절대 아니다.

오프닝 장면부터 사이비 종교에서 탈단한 여자가 쫓기는데 스테디 캠 기법을 적극 활용하고 저주 주술로 인해 공사장 인근을 지나다가 철근이 위에서 뚝 떨어져 머리가 박살나는 장면을 시작으로.. 구로이 미사가 전학한 학교 내의 수상한 의식과 우연히 밤 늦게까지 남은 13명의 아이들이 저주 주술에 걸려 한 명 한 명씩 처참한 죽음을 맞이하며 칠판에 쓰여진 숫자가 지워지는 등 이야기는 의외로 긴박감 넘치게 진행된다. 음악도 상당히 음산하고 스피디해서 영화 분위기에 잘 어울린다.

급우들이 하나 둘 씩 죽어나가자 마침내 미쳐 폭주를 일으키는 학생들의 심리라던지, 쿠로이 미사의 분투라던지 흥미로운 요소가 곳곳에 깔려 있다. 하지만 쿠로이 미사는 흑마술을 사용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활약이, 마법사로서의 활약이 아니라 공포 영화의 쫓겨 다니는 주인공으로서의 역할이 커서 약간은 실망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쿠로이 미사가 흑마법을 슝슝 써서 악의 무리를 처단하기를 바랬다고나 할까? 뭐 사실 진짜로 그런 전개가 나왔다면 에코에코 아자라크란 작품이 갖는 의미가 없어졌겠지만 말이다.

라스트 반전까지는 상당히 재밌게 봤다. 아주 예상을 못한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꽤 좋았는데 문제는 클라이막스 씬에서 나온 루시퍼의 실체다. 악당이 소환 의식에 성공해 루시퍼를 소환하는데.. 그 루시퍼가 CG를 졸리 퍼부어 실사 외국계 배우가 마 옷을 걸치고 슝 나타나서 진짜 최악 중에 최악이다. 악당이 루시퍼 소환을 주체하지 못하고 자기 붕괴를 일으켜 빨려 들어가는 장면은 멋졌지만, 아무리 그래도 루시퍼 CG가 크게 깎아먹는다.

이 작품은 극장판이 속속들이 나왔지만, 주연 배우가 완전 바뀌면서 이야기도 구려져 많은 사람들로부터 악평을 면치 못했다.

결론은 추천작. 일본 학원가를 배경으로 한 호러 영화 중에 학교 괴담 시리즈와 더불어 양대 산맥이라 부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학교 괴담이 아동을 대상으로 한 거면 에코에코 아자라크는 성인을 대상으로 한 학원 호러다.

여담이지만 후드를 뒤집어 쓰고 지하에 숨겨진 장소에서 의식을 치루면서 희생 제의를 바치는 건 사실 흑마법 오컬트 계열의 정석이라 할 수 있는데 이 작품에서 나오는 그 분위기를.. 후에 '엑티브 소프트'에서 '바이블 블랙'을 만드는데 착안한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쉽게 말해 학원 오컬트에 성인물을 접목시켜 탄생 시킨 것이 바이블 블랙이라고나 할까?


덧글

  • isgray 2008/05/04 23:54 # 답글

    그 루시퍼 나오는 장면 시작되면 정신이 멍해지죠... 뭐냐, 저거... ;
  • 시무언 2008/05/05 08:45 # 삭제 답글

    도데체 루시퍼가 어떻길래...
  • 잠뿌리 2008/05/05 10:45 # 답글

    isgray/ 연출 감독의 머릿속을 들여다보고 싶은 장면이었습니다.

    시무언/ 거대한 백인 남성 실사를 CG로 만들어 영화 속에 집어넣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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