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타이탄 15 (1982) 한국 애니메이션




1982년에 박승철 감독이 만든 극장용 애니메이션.

내용은 우주에서 민박사가 탄 슈퍼 타이탄 7이 붉은 별 군단과 싸우다가 이름 모를 혹성에 묻혀 도움의 손길을 바라자, 민박사의 아들과 고모가 도움을 요청해 15단 분리합체 로봇 슈퍼 타이탄 15를 탑재한 은하철도 777를 타고 여행을 떠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일단 이 작품은 반공 애니를 표방하고 있지만, 갖가지 표절로 얼룩져 있고 이야기의 주제 또한 제대로 표출하지 못해서 같은 반공 애니인 마린 X와 해돌이의 모험보다 더 질이 떨어진다.

표절 부분을 지적하자면 오프닝에 나온 은하철도의 기장이 은하철도 999에 나오는 기장을 표절.. 주인공 로봇인 슈퍼 타이탄 15는 '다이가라 XI'와 고오클'을 베끼고 주인공 파일럿은 건담의 '아무로 레이'. 세일러란 이름을 가진 건담의 '라라아 슨'. 후반부에서 붉은 군단이 보낸 로봇은 건담에 나오는 악역 마크 베가 조종하는 '걍'과 완전 똑같다. 은하철도 777에 탑재된 형태의 모습은 한국 로봇 애니인 '슈퍼 특급 마징가 세븐'과 같다. 은하철도 777의 기장과 주인공을 비롯한 승무원의 복장은 건담에 나오는 화이트 베이스 멤버들의 복장과 비슷하다.

이 작품은 표절로 얼루진 작품일 뿐. 반공이란 주제도 잘 표현하지 못했고 주제의 중심을 잃어버려서 전개가 난잡하다.

공산당을 상징하는 붉은 군단이란 것만 나오지. 공산당이 저지르는 만행이라던가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포효 같은 반공 애니의 요소가 전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출현씬 얼마 안 되는 붉은 군단 멤버들이 북한 사투리 쓴다고 해서 다 되는 건 아니란 말이다!

이름 모를 혹성에 갇힌 민박사와 슈퍼 타이탄 7을 구하러 가는 게 목적인데 어떤 별에서 쉬다가 민박사의 아들 태호가 산책 중 길을 잃어 외계인을 만나고 서로 힘을 합쳐 해적을 물리친 뒤 다시 길을 가다 붉은 군단과 싸우다 끝!

붉은 군단의 기지는 슈퍼 타이탄 15가 박살낸 게 아니라 극 후반에 등장하는 푸른 피부의 외계인이 살신성인의 자세로 '왜 우리가 희생해야하는 거죠?' '언젠가 누군가 꼭 해야할 일이야'라면서 특공을 가해 끝장을 내니 솔직히 이들이 더 주인공에 가깝다.

슈퍼 타이탄 15가 하는 일은 자코 때려 잡기 뿐. 그 딱딱한 박스 몸체로 태권도를 사용해 적을 박살내는 건 기체 이미지에 너무 맞지 않아서 어설프다.

디자인을 표절했기에 15단 분리 합체의 의미도 사라졌다. 단지 15개의 기체가 분리합체하는 장면만 줄창 보여주고 각 기체의 특성이나 전투 씬은 없고 슈퍼 타이탄 형태에서 때려 부수는 장면만 나와서 아무 생각 없이 베낀 티가 난다.

아무리 표절을 하더라도 최소한 지켜야할 선은 있다. 그건 바로 주제와 스토리 전개다. 김청기 감독의 스페이스 간담 브이는 분명 표절로 얼룩진 점에 있어 욕을 먹어 마땅하지만, 작품의 주제와 스토리는 일관되었다. 유치 오버 개그가 나와도 지구를 멸망시키기 전에 인간이란 구원의 가치가 있는 생물인가를 알아보기 위해 특사로 파견된 주인공 니케. 그가 밝혀낸 악의 음모와 악당의 최후. 솔직히 스토리 욕할 작품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 작품은 시작도 그렇고 마무리도 제대로 짓지 못했다. 아니 대체 민박사는 어떻게 된 거란 말인가? 민박사와 슈퍼 타이탄 7을 구하기 위해 혹성에 가는 중인데 붉은 군단만 쓰러트리면 장땡인가. 민박사는 멀쩡히 살아있다면서 왜 회상 씬이후로 한번도 나오지 않고 그를 구출하는 씬 또한 없는 걸까.

해적과 싸우는 씬으로 낭비할 걸 거기에 쓰면 어디가 덧나나. 덧붙여 아무로 레이 닮은 주인공 대사 몇 마디 없고 활약 또한 적은 것 역시 문제. 감초 역할을 하는 캐릭터가 없다는 건 더욱 문제. 사투리를 구수하게 쓰는 주근깨 뚱보는 비록 건담의 그 녀석처럼 생겼지만 잘만 사용했다면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냈을 것 같은데. 너무 아쉽다.

결론은 비추천. 냉정하게 말하자면 만들다 말았다 라는 표현도 좀 쓰기 힘든 작품이다.


덧글

  • 시무언 2008/05/04 01:30 # 삭제 답글

    반공도 제대로 해야되는군요-_-
  • 잠뿌리 2008/05/04 06:24 # 답글

    시무언/ 반공 애니는 너무 한쪽으로만 치우쳐지면 재미가 없어집니다.
  • balbarosa 2008/10/22 01:28 # 삭제 답글

    슈퍼 마징가 3도 그렇더니만, 저 단순하기 짝이 없는 네이밍 센스부터가 문제네요. 제목 만들기도 귀찮았던 것인지, 원...
  • 잠뿌리 2008/10/23 22:28 # 답글

    balbarosa/ 타이탄이란 말만 놓고 보면 그럴듯하죠 ㅎㅎ
  • 헬몬트 2008/11/26 20:52 # 답글

    기억하실지 몰라도 1980년대 초반 슈퍼타이탄 15라는 만화책도 나왔는데 반공물과 다른 소재와 같이 그림체도 좋았던--문제는 그림체가 생각하니 츠카사 호조 풍이랄까..그래도 시티헌터 이전에 나온 거였습니다-

    안춘희 씨가 그리던 만화책이 더 재미있었습니다.
  • 잠뿌리 2008/11/27 15:45 # 답글

    헬몬트/ 오오, 슈퍼 타이탄15가 만화 원작이었군요.
  • KP85 2009/01/07 01:08 # 삭제 답글

    만화 원작이 아니라 애니를 작가 나름대로의 해석으로 재창조한 것입니다. 그 무렵에 나온 애니들 대부분이 그렇게 만화판으로 재해석되어 나왔지요. 당시 안제일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던 안춘희 화백은 그 중 대표적인 작가였습니다. 창작물보다는 당시 극장가의 애니들을 만화판으로 그려낸 작품이 많았지요. 수퍼타이탄 15 외에도 솔라123, 별나라 삼총사, 태권브이와 관련한 작품도 내놓았었는데 모두 애니판을 능가하는 퀄리티라, 차라리 이걸 애니로 만들었다면..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수퍼타이탄15>에 대해 하나 더 덧붙이지자면, 모든 사건의 시초가 된 로봇 슈퍼타이탄7 은 당시 일본에서 방영 중이던 전대특촬물 <대전대 고글5>의 로봇을 가져다 썼습니다.
  • 헬몬트 2009/01/07 07:48 # 답글

    아 맞아요..원작이 훨씬 굉장했죠
  • 잠뿌리 2009/01/08 17:57 # 답글

    KP85/ 그렇게 퀄리티 차이가 많이 난다면 진짜 괜찮겠네요.

    헬몬트/ 아직까지 원작을 보지 못했다는 게 참 아쉽습니다.
  • felixcho 2009/02/16 14:51 # 삭제 답글

    세상에!! 무심결에 어릴 적 보던 "수퍼 타이탄"을 검색해보니 기억하고 계신 분들이 정말 많군요. 애니메이션은 기억이 잘 안나고 테이프를 따로 사서 늘어질 정도로 들었더랬죠. 노래도 아직 기억나고.
    2008년도에 이런 생생한 분석을 하시다니 놀랍네요. ^^
    아마 연배가 서른 중반 혹은 이상 되시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혹시 음원이나 애니메이션 구할 수 있는 길이 있을까요?
    어릴 적 보던 다른 애니메이션들도 그렇긴 하지만 방법을 아시면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저의 이메일 주소는 sz-cho@hanmail.net 입니다.
  • 잠뿌리 2009/02/16 17:23 # 답글

    felixcho/ 올해 29입니다. 내년이면 서른이지요. 자료를 구할 수 있는 방법은 따로 말씀드릴 수가 없습니다.
  • 오오 2011/09/08 10:09 # 답글

    저 코믹스 버전. 코믹스 버전에서는 보스급 적하고 붙다가 팔도 잘리고 거의 박살나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상체만 둥둥 떠서 다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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