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1년에 나온 오멘 시리즈의 4번째 작품으로 조지 몬테시, 도미니크 오더닌 감독이 만들었다.
내용은 한 젊은 부부가 좀처럼 아이가 생기지 않자 고아원을 찾아가 새 아기를 입양하게 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시리즈 4번째 작품이라고는 하나, 사실 기존의 시리즈와 전혀 상관없는. 막 억지로 우겨 넣은 TV용 영화다.
기존의 시리즈에서 사탄의 자식으로 나온 데미안 쏜은 분명 결혼도 안 했고 자식도 없는데, 난데없이 데미안의 딸이라며 툭 튀어나와 적 그리스도가 행세를 한 델리아는 그 존재 자체가 설득력이 없다.
평범한 인간 딸로 키웠다가 악마의 자식이란 징조를 보이면서 주인공이 그 비밀을 파헤치며 진실에 접근할 때마다 압박을 가해온다 라는 기존 구조는 시리즈 1편을 그대로 따라가고 있는데.
이미 한 애기를 또 한다는 측면에서 볼 때 매우 뻔뻔한 것 같다. 그렇다고 1편 정도의 퀄리티를 가진 것도 아니다.
시리즈 1편 같은 경우 처음에 입양아인 것조차 몰랐고 또 진실에 접근할 때마다 주변 사람들이 저주를 받아 참살 당하면서 초 압박을 해서 당대 오컬트 호러의 지존인 엑소시스트와 쌍벽을 이룰 수 있었다.
그런데 여기서는 그 갈등 구조를 그대로 따라가면서도 보는 이에게 주는 압박이 너무 약하다.
아마도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역할을, 주인공이 아니라 탐정을 따로 고용해 썼다가 얼마 나오지 않고 참살 당해서 그런 걸지도 모른다.
기존의 시리즈와 차별화 된 건 주인공이 아이를 가진 몸이고, 델리아가 새 아기를 싫어하는 것 같다에서 출발한 갈등 구조다.
그 아기에서 비롯된 반전도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하는데 역시 반복되는 이야기와 연출력의 부제로 인해 졸작이 된 것 같다.
너무나 노골적으로 속편을 암시하는 엔딩을 보면, 여기서 그치지 않고 좀 더 만들어 낼 거라 생각했지만 다행히 속편이 또 나오지는 않았다.
유일하게 볼만했던 장면이라면 탐정이 쇠공에 맞아 죽기 전에 직접 본 적 그리스도의 아기 모형과 하얀 누더기 옷에 초췌한 얼굴을 한 적 그리스도교 신자들이 불쑥 튀어 나와 십자가를 거꾸로 들고 불경한 기도문을 외우는 장면이었다.
그 장면 만큼은 확실히 오멘 시리즈 필이 났다.
결론은 비추천. 스토리상의 완결로 볼 때 오멘은 3편에서 완전히 끝났다.
TV용 영화라 제작비가 적게 들어서 그런지 뭐 이렇다할 고어 씬이나 특수효과를 쓴 장면은 없다. 현지에서는 TV용 영화로 제작되어 방영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오멘 시리즈 자체가 꽤 인지도가 있어서 용케도 극장에서 개봉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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