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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05월 03일
![]() 1958년에 영국의 해머 필름사에서 테렌스 피셔 감독이 피터 쿠싱과 크리스토퍼 리를 기용해 만든 작품. 내용은 원작 드라큐라에 같은데 거기서 미묘한 변화를 추구했다. 일단 그걸 설명하기 먼저 이 작품에 대한 걸 말하자면, 드라큐라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나왔는데. 기존의 드라큐라 시리즈가 이어지는 건 아니고, 해머 필름에서 만든 드라큐라라고 할 수 있다. 쉽게 말하자면 토드 브라우닝 감독에 벨라 루고시 주연의 드라큐라나 독일에서 나온 노스페라투와는 별개의 작품이라 이 말이다. 그런데 사실상 모든 드라큐라 영화를 통틀어 가장 유명하고 또 대중적인 지지를 받는 건 바로 이 작품이다. 연대로 따져 본다면 벨라 루고시의 바톤을 이어 받아 드라큐라 백작 역의 대명사가 되어 이후에도 쭉 드라큐라 역에 매진을 한 크리스토퍼 리와 숙명의 라이벌 반 헬싱 역을 맡은 피터 쿠싱이란 배우의 구도만 봐도, 드라큐라하면 딱 떠오르는 장면이 완성됐다고 할 수 있겠다. 드라큐라 백작은 예의 바른 신사의 모습으로 나타나 중요한 순간에 송곳니를 드러내며 공포를 자아낸다. 사실 초반 이후의 대사는 별로 없지만, 대사 없이 단지 행동과 인상 연기만으로 보일 수 있는 수준이 그 당시 기준으로 보면 극강하다. 반 헬싱 교수는 흡혈귀의 존재를 단지 가정과 초자연적인 현상으로서의 이해가 아닌 과학자다운 분석과 논리, 그리고 기독교의 신앙으로 타인과 관객을 설득하기 때문에 상당히 인상적인 캐릭터라고 할 수 있다. 이 구도를 조악하게 비유를 하자면 톰과 제리 구도와 비슷한 느낌이 드는데. 긴장의 구도가 분명히 균형을 맞췄다. 어느 한쪽이 특별하게 강한 건 아니란 말이다. 크리스토퍼 리가 맡은 드라큐라 백작은 박쥐나 안개, 늑대인간으로 변하지 못하지만, 하수인을 만들고 교수 일행의 뒤통수를 치는 머리 좋은 악당인데. 수치상으로 따져 보면 인간 보다 월등한 건 약간의 괴력뿐이며 약점이 이미 다 알려진 상태라서.. 반 헬싱 교수 일행이 끈질기게 쫓아다니며 위협을 할 수 있으니 긴장의 끈이 아주 팽팽하다. 스토리에 추구된 변화는, 원작의 경우 사서인 조나단 하커가 처음에는 드라큐라 백작의 성에 모르고 찾아온 거지만, 이 작품에서는 반 헬싱 교수와 함께 뜻을 모아 드라큐라 백작을 처단하기 위해 파견된 사람이 됐고, 하커의 약혼녀 루시가 흡혈귀가 된 후 죽게 되자 루시의 오빠 아서와 반 헬싱 교수가 콤비가 되어 드라큐라를 사냥하는 전개다. 원작은 트란실바니아에서 영국까지 이어지는 글로벌한 세계관을 가지고 있지만, 이 작품은 드라큘라 성이 민간인이 사는 동네에서 가까운, 마차로 충분히 찾아갈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영국이 배경이라 무대는 굉장히 좁다. 그래서 그 대신 반 헬싱과 드라큐라의 추격전을 재빠르게 묘사해서 작은 스케일을 커버했다. 거기에는 반 헬싱 교수의 강한 인상과 드라큐라 캐릭터의 완성이 큰 몫을 차지했다. 품위 있는 신사의 얼굴. 그 이면에 송곳니를 드러낸 괴물. 그리고 다른 흡혈귀도 그렇지만, 흡혈귀란 존재가 가진 최대의 공포는, 보통 사람이 생긴 건 멀쩡한데 친근하게 다가와 안겨들자 송곳니를 드러내 목을 물어뜯는 것이라 할 수 있는데. 이 작품에서는 그게 아주 잘 나타나있다. 상영 시간은 약 1시간 10분 남짓. 상당히 짧은 느낌이 드는데. 그 대신 군더더기 없는 편집으로 불필요한 대사와 장면을 완전 배제. 초 심플하게 만들어서 지루하지않다. 결론은 추천작. 일단은 흡혈귀 영화 중에서 아직까지는 그 종합적인 완성도에서 이 작품을 능가할만한 게 없다는 세간의 평가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여담이지만 반 헬싱 교수가 흡혈귀가 된 루시의 이마에 십자가를 들이대어 십자가 화상을 입힌 그 장면은, 후에 후라이트 나이트에서 오마쥬된 것 같다. 이 글과 관련있는 글을 자동검색한 결과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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