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저 탐험대 마린 엑스 (1982) 한국 애니메이션




1982년에 '해돌이의 모험'으로 큰 성공을 거둔 '김현동'감독이 만든 극장용 애니메이션. 해돌이의 모험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쉽게 예상할 수 있겠지만, 모르는 사람을 위해서 몇 마디 하자면.. 이 작품은 반공을 주제로 한 로봇 만화라는 것이다.

내용은 자유대한의 원자력 잠수함 마린 X가 해저 탐사 도중 불 뿜는 공룡의 습격을 받고.. 그 사고로 형을 잃은 '추적'이 마린 X의 대원으로 들어가면서 북한 공산당과 싸우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일단 시기 상으로 볼 때 이 작품은 최초의 반공 로봇 만화라 할 수 있는데 사실 이건 특징은 될 수 있지만 장점이 될 수는 없다. 해돌이의 모험 감상을 통해 구구절절히 설명을 한 건데 너무 반공에 치우쳐져 애니 자체의 완성도나 재미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같은 반공 만화로써 김청기 감독의 '똘이 장군'과 비교를 하기에는 상당히 큰 무리가 따르긴 하나, 그래도 해돌이의 모험 보단 훨씬 낫다고 할 수 있다. 그 이유가 뭔고 하니 해돌이의 모험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탈북자의 감수를 거듭해 만든 본격 반공 만화지만, 이 작품은 한국 안보 협회가 추천을 했을 뿐 해돌이의 모험 때보다 외부의 압력이 덜해서.. 이제 좀 아동 만화의 본연에 가까워졌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래도 표현이 너무 궁색한 건 사실이다. 미국인은 다 착한 놈으로 나오고, 북한은 마린 X가 해저 탐사를 한다는 소식을 조총련으로부터 입수한 다음 소련을 찾아가서 굽실굽실거려 잠수함 하나를 얻어 낸다. 마린 X는 해저 탐사 끝에 침몰한 배와 보물을 발견하는데 그건 일제 시대 때 일본군이 한국의 문화 유적과 보물을 훔쳐 달아나다 침몰한 것으로 나온다. 쉽게 말해서 미국은 친구. 북한은 구적. 일본은 외적이라는 생각이 가득 묻어나 있다는 것이다.

디자인 표절 또한 군데 군데 보이는데 우선 첫째로 주인공이 조종하는 로봇 '자갸'는 일본 애니 '투사 고디언'에 나오는 '고디언'의 디자인을 살짝 바꾼 것인데, 얼굴 노출 부위나 팔 다리는 노란 색이고 그 이외의 부분은 다 파란 색이라는 엄청 구린 색감을 가지고 있다. 주무기도 특별히 없거니와 사실상 별로 활약도 하지 않는다. 악당 측에는 로봇 하나 없고 '내일은 죠'에 나오는 대머리 애꾸눈 '탄페이' 관장을 완전 표절해 피부 색깔만 바꾼 함장이 지휘하는 잠수함 한 척만이 있으니.. 사실상 로봇 애니로 치기도 좀 뭣하다.

사건 갈등을 풀어나가는 것도 로봇이나 주인공 추적을 중심으로 이룬 것이 아니라 그 이외의 인물. 엑스트라로 보였던 '뚱보'(이게 이름)와 주근깨 소년 '강철'의 활약으로 다 끝내니 로봇을 왜 넣었는지 참 의심스럽다.

그리고 사실 배경 그림이 해저일 뿐이지, 실제로 전투씬을 보면.. 해저가 아니라 완전 우주에 가깝다. 잠수함 디자인도 우주 전함과 우주 비행선 같이 그려 졌는데 아이러니하게도 극중에 주인공이 수압 때문에 두통을 일으키는 것도 나오니 우습게 느껴질 따름이다.

그나마 참신한 게 있다면, 말썽꾸러기 '막내'(이게 이름..)의 친구인 문어 로봇 '문어군'으로 자칭 아이큐 300이지만 하는 짓은 미덥지 못하고 사투리를 쓰는 게 참 인상 깊었다. 하지만 감독의 캐릭터 운용 능력이 너무 떨어져서 그 개성을 충분히 살리지 못해 좀 아쉽다. 이건 비단 문어군 뿐만이 아니라 주인공 추적과 히로인, 그리고 아마도 태권 브이의 철이를 의식해서 만든 듯한 막내도 포함된다.


덧글

  • 시무언 2008/05/02 12:55 # 삭제 답글

    하얗게 불태운 죠를 뒤로 하고 이쪽으로 취직한 단테이 관장이군요
  • 잠뿌리 2008/05/03 10:47 # 답글

    시무언/ 탄페이 관장을 그대로 표절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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