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네킨 (Mannequin, 1987) 하이틴/코미디 영화




1987년에 마이클 고틀립 감독이 만든 작품.

내용은 예술 정신이 지나치게 투철한 주인공 조나단이 그것 때문에 항상 직장에 짤리고 설상가상으로 애인 록씨에게까지 버림을 받은 뒤 우연히 프린스 백화점의 사장을 도와주어 출고 계원으로 취직해서 백화점 진열장에서 과거 심혈을 기울어 완성했던 마네킨을 발견했는데 실은 그 마네킨이 수 천년 전 이집트에 살다가 마법에 걸려 그런 모습이 된 에미였고 두 사람이 사랑에 빠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마네킨이 인간으로 변해 주인공과 사랑에 빠진다는 신선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작품으로 장르적으로 보면 하이틴 로맨틱 코미디 영화에 가깝다. 수천년 전 이집트라고 하면 보통 미이라 같은 게 연상되겠지만 그런 오컬트 분위기는 전혀 안 나고 사랑하는 사람, 즉 주인공 조나단 앞에서만 인간의 모습으로 변하고 다른 사람에게는 마네킨 모습으로 보이는 에미와 거기에 따라 발생하는 갖가지 사건 사고등이 코믹하게 잘 그려져 있다.

어찌 보면 황당한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이 영화가 처음 나온 게 80년대 후반이란 걸 감안해 보면 나름대로 발상의 전환이 대단하다.

가벼운 러브 코미디이다 보니 왜 수천년 전 이집트에 살던 에미가 금발벽안의 외국인이고 또 어째서 마법에 걸리고 이후엔 왜 마법이 풀렸는지 그 이유에 대해서는 전혀 설명이 되어 있지 않아서 스토리 구조적으로 볼 때 완성도가 떨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스타일 상 정합성을 철저히 맞추기보다는 오히려 말이 안 되는 부분을 부각시켜서 재미를 추구했다.

자유로운 예술 혼을 불태우며 이리저리 치이는 주인공이 에미를 만나면서 진정한 사랑을 하고 자신의 예술적 기질을 갈고 닦아 승진하면서 자신을 인정해주고 사람 대우 해주는 친구들까지 만나는 과정을 보면 하이틴 영화로서 10대 관객이 감정을 이입하고 카타르시스를 느낄 만한 요소도 충분히 갖추고 있다.

두 사람의 알콩달콩한 사랑 속에 프린스 백화점을 도산시키려는 일라스트 백화점의 부장 BJ의 검은 음모가 시시각각 좁혀오는데 사실 이게 그렇게 진지하고 심각하기보단 가벼운 코미디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서 부담 없이 볼 수 있다.

다른 사람에겐 마네킨으로 보이는 에미를 사랑하는데 있어 한치의 주저도, 고민도 하지 않고 마네킨 상태의 에미를 옆구리에 끼고 다니며 애정을 과시하는 조나단을 보면 너무 말이 안 되지 않냐? 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런 일방통행적인 전개 덕분에 질질 끌리는 점은 전혀 없다.

주인공의 친구이자 진열 담당이면서 예술가를 자처하는 왠지 게이 풍의 흑인 친구 헐리웃은 동성애적 코드가 그렇게 심하진 않고 나름대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서 거부감이 들지는 않았다.

이 작품에서 에미 역을 맡은 킴 캐트럴은 아마도 출현 작품 전반기에서 가장 예쁘게 나온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배경이 백화점이고 주인공이 출세하게 된 것이 에미와의 야간 데이트를 통해 이런 저런 패션을 갖춰 입고 아침에 진열을 해서 영화상에서 입고 나오는 의상도 상당히 많다. '빅 트러블'이나 '폴리스 아카데미' 때와는 전혀 다른 킴 캐트럴의 매력을 발견할 수 있다.

위에서 언급한 영화가 다 80년대에 나온 것이다 보니 킴 캐트럴이 누군지 잘 모르는 사람도 있겠지만 '섹스 앤 더 시티'에 나오는 사만다를 떠올리면 누군지 알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킴 캐트럴이 사만다 역을 맡은 배우였다.

결론은 추천작. 신선한 아이디어에 가볍게 보고 즐길 수 있다는 점에 있어 대중성이 좋은 영화다. 흥행과 재미적인 측면을 기준으로 볼 때 80년대를 대표하는 하이틴 영화 중 하나에 꼽힐만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덧붙여 이 작품의 관전 포인트는 사실 마지막에 마네킨 폐기 공장에서 혼자 멀뚱히 남아 청소하다가 마네킨이 뒤섞인 폐품 더미에 잠수하듯 몸을 날린 관리 직원의 행동으로 모든 걸 설명할 수 있다(오죽하면 저러겠는가?)

덧글

  • hansang 2008/04/30 09:13 # 답글

    주제가가 굉장히 인상적이고 좋았죠.
  • 1 2008/04/30 09:56 # 삭제 답글

    속편격으로 마네킹 2 도 있어요. ^^;
  • 시무언 2008/04/30 10:48 # 삭제 답글

    마네킹이라...이름은 기억납니다.

    요새라면 오덕후의 자위라는 평을 들을 위험이 있는 플롯이군요-_-
  • 잠뿌리 2008/05/01 08:15 # 답글

    hansang/

    1/ 네. 2편도 있지만 아직 보지는 못했습니다.

    시무언/ 요즘 사람들의 관점으로 보면 피그마리온으로 보일 수도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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