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바키치 발호 요괴전 (2003) 요괴/요정 영화




2003년에 하라구치 토모오 감독이 만든 작품. 1997년에 자신이 만든 작품을, 2003년에 다시 리메이크한 버젼이다.

내용은 옛날 인간과 요괴가 공존하며 살아가다가, 인간이 두려움을 잊고 요괴를 몰살시킨 이후의 세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 작품에는 요괴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요괴 판타지라고 할 수 있는데 사쿠야 요괴전이나 미이케 다카시 감독이 최근에 만든 요괴 대전쟁과 조금 다르다.

아이가 아닌 어른의 시점에 초점을 맞췄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의 적절한 고어가 나온다.

사람 머리통을 뜯어먹는 요괴나 칼에 난자 당해 선혈을 내뿜는 엑스트라 배우들을 보고 있노라면 사실 특수 효과가 너무 구려서 좀 허접하게 느껴지지만. 그래도 객관적으로 볼 때 전 연령 작품은 아니다.

이 작품의 주인공인 키바키치는 일본판 늑대 인간 같은 요괴의 일족이다.

키바키치가 묶는 오니조의 도박장에 사는 사람들 역시 요괴로 갓파, 해골, 귀신 할멈, 외눈박이, 눈먼승, 땅거미 등등 다양한 요괴들이 나온다.

극 후반부에 나오는 요괴들의 축제에 나오는 요괴들은 종류가 참 다양하지만, 작품 전체를 통틀어서 등장 씬은 상당히 적은 편에 속한다.

요괴 분장 수준이 아동용 요괴 판타지 영화와 비교해볼 때 크게 나은 점이 없다.

그런데 연출은 유혈이 낭자해서 좀 하드하다 싶으니 전 연령으로 분류하기가 좀 뭐한데 그렇다고 어른의 관점에 맞췄다고 하기에는 너무 유치하고 조잡해 보인다.

배경은 일본 중세인데 악당들은 검은 트렌치 코트를 입고 영국에서 수입해 왔다면서 발칸포, 개틀링 건, 수류탄을 가지고 싸운다.

극 후반부에 나오는 대학살에서 총기로 무장한 인간들에게 요괴들이 너무나, 너무나 무력한 모습을 보여서 맥이 빠진다. 죽을 때도 요괴의 본 모습으로 돌아가는 게 아니라 인간의 모습을 유지하기 때문에 나중에 가면 요괴 분장도 거의 안 나온다.

인간들에게 이용당해 야쿠자를 도박장으로 끌어 들여 죽이는 센스는 왜 초반부에만 나온 건지 모르겠다.

주인공은 인간의 모습으로 칼질을 하며, 요괴 변신 후 폭주해 싸우는 건 클라이막스에 딱 한번 나온다. 이러면 기껏 요괴를 주인공으로 할 이유가 없다.

인간에게 배신당한 전력이 있는 키바키치의 심정에 감정 이입도 되지 않거니와, 그냥 단순히 요괴는 착한 놈. 인간은 나쁜 놈이란 구도를 갖추고 있으니 스토리상에 재미를 느낄 요소가 없다.

그냥 요괴들이 한없이 불쌍하고 인간들이 졸라리 나쁘고. 졸리 짱센 주인공이 알아서 다 쓸어버리는 걸로 끝.

막판에 나오는 외눈박이 승려와 본 모습으로 돌아간 주인공이 벌이는 요괴 이종격투기는 진짜 허접의 극을 달린다.

사방에서 터지는 수류탄 연기 속을 달리고 구르고 나는 주인공 모습도 만만치 않지만 말이다.

팔이나 머리가 슝슝 잘리자 비닐팩에 든 쥬스처럼 핏줄기를 뿜어대는 살색 마네킹의 모습은 과연 일본 영화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 만든다.

차라리 요괴들이 일제히 본 모습으로 돌아가서 혈전을 벌이며 장렬히 전사를 하는 시츄에이션이 더 좋았을 것이다.

결론은 평작. 같은 요괴 판타지로 치자면 차라리 여주인공이 겁나 이쁜 사쿠야 요괴전이 조금 더 나은 것 같다.

여담이지만 땅거미 요괴 중 하나인 오시노 역을 맡은 배우. 개인적으로 볼 때 정말 미인이었다!

덧붙여 극 중반에 나온, 키바키치가 살던 마을의 또 다른 생존자 안주는 왜 나오다 말았는지 정말 궁금하다.


덧글

  • 시무언 2008/04/28 10:51 # 삭제 답글

    요괴 착한놈 인간 나쁜놈 구도도 일본에서 유독 많이 보이더군요. 비인간류가 선역인 게임은 서양에선 레거시 오브 케인밖에 못봤습니다...만 케인도 라지엘도 본디 인간이었지요
  • 잠뿌리 2008/04/29 08:46 # 답글

    시무언/ 요괴가 나쁜 놈인데 주인공인 구도도 몇 개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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