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츠마타 토모하루의 삼국지 (1992) 일본 애니메이션




1992년에 카츠마타 토모하루 감독이 만든 작품. 중국의 4대 기서 중 하나인 삼국지를 3부작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었다. 영제는 그레이트 컨퀘스트 더 로맨스 오브 쓰리 킹덤. 한국에서는 MBC에서 원래 3부작인 것을 각각 2편씩 나누어 총 6부작으로 특집 방영을 한 바 있다.

내용은 삼국지 연의를 살짝 쿵 각색하여 황건적의 난에서 시작하여 유비의 시점으로 쭉 전개를 하여, 유관장 사후 제갈량마저 오장원의 별이 되는 시점에서 끝나는 이야기다.

삼국지 원작은 상당히 방대하고. 삼국지를 원작으로 삼은 애니메이션 같은 경우도 요코하마 미스테루의 삼국지와 천지를 먹다 같은 것만 봐도 편수가 상당히 많은데. 이 작품은 단 3부작으로 압축을 시켰기에 유비 측의 주요 이벤트를 제외하면 나머지 전부를 나레이터의 해설 위주로 압축시켰다.

원작과 다른 걸 몇 군데 짚어 보자면, 작화가 일본풍이 아니라 중국풍에 가까워서. 유비고 조조고 죄다 통통하게 살이 오른 모습을 하고 있다는 것과 악역을 맡은 건 조조, 여포, 주유로. 이 3인의 최후는 정말 비참하게 그렸으며 유비는 정의를 위해 싸우는 영웅으로 나오며 미부인이 유비 젊은 시절 연애의 대상이었던 여화라는 인물로 각색되어 아두를 낳고 우물에 빠져 죽었다.

유비에, 유비를 위한, 유비를 위해서 만들어진 애니인 듯. 연의보다 더욱 유비 편애에 치우쳐져 있어 유비 노모의 사망씬 하나에도 지독한 시간을 잡아먹으면서 유비를 착하게 만들려고 애를 썼다.

동탁, 원소, 조조, 손권측의 일은 해설로 압축되고 해당 세력의 장수 중 비중이 높은 녀석은 하나도 없는데. 제갈량의 연인으로 등장하는, 월영을 각색한 수란이란 주근깨 통통 처자를 적벽대전의 숨은 주역으로 등국시키면서 촉나라 모에에 극을 이루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 작품에서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관우의 수양딸 봉이다. 5~6편. 3부작으로선 맨 마지막 편의 주역이라 할 수 있는 이 처자는, 그야말로 삼국지 게임의 신 캐릭터 같은 인물로 나온다.

좌자를 스승으로 모시고, 유비를 도우러 가서 전차를 몰며 철퇴를 휘두르는 마초와 일기토를 벌여 호각의 승부를 펼치며 관우 사후 제갈량을 양아버지로 모시고 마속과 연인 관계를 맺는가 하면, 읍참 마속 이후에 다시 제갈량에게 돌아가 오장원의 별이 진 뒤 가짜 제갈량이 되어 산 사마의를 도주시키는 역할까지 맡는다.

쉽게 말하자면 관색과 강유 등의 인물이 할 일을 혼자 다 떠맡았다는 것이다.

이 신 캐릭터의 출현은, 시기 상 유비측 인물이 모조리 다 죽어가는 와중에 끝까지 촉나라 모에를 지향하려는 제작진의 입김에 의한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다.

촉나라 모에는 후반부에서도 빛을 발하는데 유비가 육손의 화공에 대패해 백마성으로 도주할 때, 도주로에 불을 지르고 갑자기 웃통을 벗어 던진 뒤 적의 화살에 고슴도치가 됐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이를 악물고 일어나 창을 잡고 서서 죽은 인물이 무관이나 장군이 아닌 문관 출신인 마량이란 것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결론은 평작. 그 시대 기준으로 보면 명작에 속할지도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좀 별로였다. 왜냐하면 정말 지나치게 촉나라를 편애한, 유비 중심의 스토리였기 때문이다.

객관적으로 볼 때 이 작품보다 12년 먼저 나온 우리나라의 김청기 감독이 만든 삼국지 3부작 애니메이션이 훨씬 재미있다. 왜냐하면 그 3부작에서는 유비 일행의 관점에서 전개되면서도 다른 인물들이 크게 망가지지 않고, 한국적 정서를 가미했기 때문이다.

여담이지만 은하철도 999의 아트 디렉터인 타카무라 무쿠오도 이 작품에 참여했다.


덧글

  • 시무언 2008/04/25 11:34 # 삭제 답글

    삼국지는 위, 촉, 오의 밸런스가 맞아야 재밌더군요-_- 위나라 편애나 촉나라 편애나 둘다 그게 그거.
  • 진정한진리 2008/04/25 14:39 # 답글

    그러고보면 지금까지 나온 여러 삼국지 만화나 애니중에서 오나라 편애적인 것은 거의 없군요. 오나라 지못미(일기당천...은 예외인가?;;)
  • 잠뿌리 2008/04/26 10:41 # 답글


    시무언/ 그러고 보면 위촉오 어디도 모에하지 않고 오리지날로 다 말아먹은 게 용랑전인 것 같습니다.

    진정한진리/ 확실히 일기당천이 거의 유일한 오나라 편애 삼국지물이죠.
  • 시무언 2008/04/26 15:23 # 삭제 답글

    그런데 일기당천도 결국 인기 좋은건 관우-_-
  • 송이 2008/05/26 16:31 # 삭제 답글

    그냥 재밌는 ...

    고증은 그닭... _-;;
  • 잠뿌리 2008/05/26 23:08 # 답글

    시무언/ 관우는 어떤 작품에서 나오든 다 인기가 좋지요.

    송이/ 고증은 기대에 못 미쳤습니다.
  • Ezio de Firenze 2010/03/14 21:34 # 답글

    각색이 좀 지나치긴 했지만 저는 잘 보았습니다. 제 성향이 촉나라 지지여서 그런지는 몰라도.....

    덧붙여서 전 삼국지 인물들중에서 유현덕을 제일 좋아하는지라.
  • 잠뿌리 2010/03/18 20:09 # 답글

    Ezio de Firenze/ 유비가 팬층이 확고하지요.
  • 제로스 2011/01/18 13:07 # 삭제 답글

    주제가와 오프닝 인상 깊었던 애니지요. 오프닝 중 장판파의 장비를 묘사한 대목은 정말 굿.
    각색과 축약이 지나치긴 했습니다. ㅠㅠ 본편중에서는 화용도 장면이 인상 깊었습니다. 화용도 부분은 다른 작품들에 비해서도 뛰어났다고 생각해요.
  • 1D 2012/01/11 13:40 # 삭제 답글

    상당한 수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촉나라 편중인건 어쩔수 없이 연의가 그러하기 때문 아닐까요? 보편적인 정서가 촉한 위주입니다. 더군다나 단 3편 (쪼개서 6편)으로 압축시킨 삼국지에 손씨얘기들까지 할 시간은 절대 없다고 보구요. 작화나 스토리는 물론이고 각색도 아주 훌륭하다고 봅니다. 말씀처럼 관색이나 강유가 할 일을 봉이라는 전천후적 존재를 통해 구현했다는 것 자체가 기발하고 신선한 아이디어라고 보여지고 어디까지나 압축삼국지라는 측면에서 볼때 필수불가결에 의해 생긴 캐릭이 바로 봉이라고 봅니다. 음악도 좋고 진중한 분위기도 아주 좋더군요.
  • 잠뿌리 2012/01/15 18:16 # 답글

    1D/ 삼국지 연의가 촉나라 중심이라 후대의 삼국지물이 그렇게 되었지요.

    제로스/ 화룡도 부분에서 성우 연기가 대단해서 꽤 멋지게 묘사되었지요.
  • 카츠마타 2017/03/04 23:40 # 삭제 답글

    연의와 정사가 인터넷에 많이 뿌려저서 정보 얻기가 쉬운 지금의 시점에선 폄하될 만 하지만, 당시 수준에선 걸작이라고 생각합니다.
  • 카카 2017/05/26 02:29 # 삭제 답글

    훌륭한 작품입니다. 퀄리티가 대단합니다.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의 장점을 십분 활용했습니다. 적벽대전과 같이, 실사판으로는 연출하는데 한계가 있는 장면들을, 애니메이션으론 표현하는데에 추가비용이 많이 들지 않기 때문에 화려하게 표현이 가능했습니다. 7시간 분량으로 삼국지의 방대한 내용을 기승전결 있게 표현하려면 촉나라 베이스로 갈 수 밖에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실사판 삼국지나 기타 삼국지 애니에서 볼수 없었던 화려한 마상 전투 장면들이 인상깊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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