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동자 마루치 아라치 (1976) 한국 애니메이션




1976년에 라디오 방속국에서 나온 작품을, 1977년에 임정규 감독이 극장용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작품.

내용은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깊은 산 속에 살던 마루치와 아라치가, 양사범과 인연을 맺고 하산을 해서 문명에 적응하다가 스승의 원수인 파란 해골 13호와 대립을 맺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겠다.

일단 이 작품은, 국내 최초의 오리지날 초인물이다. 이보다 더 먼저 나온 황금박쥐는 생긴 게 완전 배트맨 판박이고. 후대에 나온 원더 공주는 원더 우먼의 데드 카피이며, 김청기 감독의 황금날개도 사실은 신조 인간 캐산의 디자인에서 살짝 쿵 외형 컨셉을 따온 것인데. 마루치 아루치는 완전 다르다.

마루치는 꼭대기를 뜻하고 치는 사람. 아라치는 아름다운 사람. 또 다른 뜻으로 둘다 신성을 받은 자라고 할 수 있는데 국내 애니메이션 역사에서 최초로 이름에 특별한 뜻이 있는 캐릭터라고 할 수 있다.

이름의 특별한 의미와 또 다른 기호를 하나 꼽자면 바로 태권도라고 할 수 있다.

마루치 아라치가 하산을 해서 태권도를 배운 뒤 그걸 주특기로 사용하기 때문에 타이틀 자체에도 태권 동자란 단어를 쓴 것이다.

일단은 본격 초인물이라고 하기에는, 마루치 아라치의 능력이 너무 약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그래도 태권도의 달인이라 맨손 격투 능력은 상당히 높은 것 같다. 극 중 바다 속에서 아라치가 상어의 습격을 받자, 마루치가 슝하고 가서 상어와 몸싸움 한판을 벌이는 장면이 나오며 나중에는 자기보다 머리 2개는 더 큰 거인과 설인 등과 맞짱을 뜨기도 한다.

초인으로 분류하자면 서로 텔레파시를 주고받는 것 정도가 초능력이다.

말을 할 때 항상 '팔라팔라'를 붙이는 팔라팔라와 인류의 진화를 계획하다가 몸통을 버리고 머리만 남아서 둥둥 떠다니게 된 파란 해골 13호 등 개성적인 악당 캐릭터도 나온다.

특히 주목할 만한 녀석은 마루치 아라치의 주적인 파란 해골 13호이다.

다른 작품에서 차용한 것이 아닌, 오리지날이라는 점이 가장 큰 메리트가 있다고 생각한다. 외국에서 나온 외계 소년 위제트에서 메가통이란 캐릭터는 인류에게 필요한 뇌와 머리, 손만 남긴 것으로 진화의 극을 이루었다는 설정을 가지고 있는데. 이 마루치 아라치에 나오는 파란 해골은 그보다 수 십 년은 더 먼저 그 개념을 쓴 것 같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세계관이 굉장히 모호하다는 건데, 마루치 아라치와 파란 해골의 관계를 보면 초인물에 가깝지만. 등장 인물들이 인어 공주나 설인 등이라서 대충 뭐 하는 곳인지 감이 잡히질 않는다.

현실과 판타지의 경계가 모호하다고나 할까? 하지만 뭐 그런 점이 크게 눈에 걸리는 것도 아니니 딱 보고 즐기기에는 문제가 없다.

결론은 추천작. 다른 만화를 표절하지 않은, 순수 창작 작품이란 것 하나만으로 큰 의의가 있다.

여담이지만 같은 해에 나온 전자인간 337은 마루치 아라치와 같은 세계관을 공유한 작품이고, 또 마루치와 아라치가 주역으로 등장한다.

그리고 중간에 마루치를 구해준 뒤 연인 관계로 발전할 뻔한 인어 공주는, 로봇 태권 브이와 수중 특공대에 나오는 인어 공주를 컨셉으로 삼아서 만들어진 것 같다.


덧글

  • 시무언 2008/04/23 11:46 # 삭제 답글

    파란 해골 13호는 여기저기서 이름을 많이 들어서 익히 알고있는데 이 작품의 주요 악역이었군요
  • 잠뿌리 2008/04/24 00:31 # 답글

    시무언/ 파란 해골 13호 이름은 의외로 많이 알려져있더군요.
  • JOSH 2008/09/25 21:29 # 답글

    류승범 주연의 아라한 장풍대작전은
    원래 마루치아라치의 영화판 컨셉으로 시작했다가
    라이센스가 꼬여서 그렇게 바꾼거 아닌지 싶게
    묘한 의심(?)이 좀 많이 가더군요.
  • 잠뿌리 2008/09/26 18:36 # 답글

    JOSH/ 마루치 아라치처럼 갔다면 어떤 작품이 됐을지 한번 보고 싶습니다.
  • 헬몬트 2008/11/26 20:45 # 답글

    맞습니다..류승범 감독 인터뷰에서 원래 마루치 아라치를 영화로 기획했다고 밝힌 바 있죠
  • 잠뿌리 2008/11/27 15:43 # 답글

    헬몬트/ 류승범 감독이 맡았다면 괜찮은 작품이 나왔을 것도 같습니다.
  • 헬몬트 2009/01/04 22:07 # 답글

    기억에 남는 대사

    악당이 마루치보고

    "너가 며루치냐!"

    "아니다 나는 마루치다!"

    ^ ^추억 썰렁 유머 대사였습니다
  • 잠뿌리 2009/01/05 19:55 # 답글

    헬몬트/ ㅎㅎㅎ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


통계 위젯 (화이트)

145788
2912
9702587

메모장

잠뿌리의 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