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크로노미콘 (Necronomicon, 1994) 러브 크래프트 원작 영화




유명한 공포 소설 작가 '러브 크래프트'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로 3개국에서 3명의 감독이 참여해 옴니버스 방식으로 만들었다. 총 3 편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고 '브라이언 유즈나' '크리스토퍼 갠스' '가네코 슈슈케'등의 감독이 제작에 참여했다.

줄거리는 러브 크래프트가 수도원에 잠입해 수도사의 열쇠를 몰래 훔쳐내 지하에 있는 비밀 장소에 들어가 마침내 네크로노미콘을 구해 보면서 시작되는데 주체는 러브 크래프트가 아니라, 러브크래프트가 읽는 네크로노미콘 속에 기록된 이야기다.

첫 번째 파트는 브라이언 유주나가 담당했다. 이 파트의 내용은, 돌아가신 삼촌이 남긴 저택을 소유하게 된 '에드워드'가 겪는 공포 체험이다.

삼촌은 생전에 아내와 아들을 데리고 수년 간 항해를 하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폭풍우를 만나 좌초되고 만다. 그런데 가족을 다 잃고 혼자만 살아 남아 절규하면서 성경 책을 불태우며 신을 저주했는데, 비바람이 몹시 내리치던 어느 날 심해의 주민이 찾아와 그에게 네크로노미콘을 건네 준다.

삼촌은 그걸 보고 죽은 자를 살리는 비술을 사용하는데 다시 부활한 가족들의 상태는 많이 이상했다.

이 이야기에서 다룬 주제는 바로 죽음으로써 예기치 않은 이별을 경험한 자의 슬픔이다. 이 파트의 백미를 꼽자면 역시 되살아난 아들이 오장육부를 토해내고 입에서 문어 하반신을 뱉어내는 거다.

원작 소설을 보지는 못했지만 이게 진짜 소설에도 나온 거라면.. 아무래도 러브 크래프트는 해산물 중에서도 특별히 문어에 대한 안 좋은 추억이 있는 모양이다.

이 파트의 주인공 에드워드 역을 맡은 배우는 바로 악당 두목 연기로 유명한 '부르스 페인'. 난 이 배우가 주인공으로 등장하고 또 끝까지 살아남는 건 이번에 처음본다.

두번째 파트는 '크라잉 프리맨' 영화로 유명한 '크리스토퍼 갠스'가 담당했다. 이 파트의 내용은 어떤 기자가 40년 동안 40구의 시체가 사라진 사건을 취재하려고, 사건의 발생지는 저택에 들어가 그곳에 살고 있던 사람의 회상을 듣게 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바로 전 파트가 죽음에 대한 좌절과 슬픔을 주제로 담고 있다면 이 파트는 그 죽음을 극복해 영원히 살고 싶어하는 인간의 헛된 욕망을 그렸다. 물이 공급되면 다시 살아나는 식물처럼, 저온 속에서 영원히 살아가려 했던 사람의 파멸이 나온다.

개인적으로 세 작품 중 가장 별로란 생각이 든다. 인물 간의 갈등 구조 형성이 너무 갑작스럽고 개연성 또한 없어서 구조적 완성도가 너무 낮다. 마지막에 반전이 나오긴 하지만 그것도 이미 다 예상이 된 거라 그다지 충격적일 것도 없었다.

전 파트에 비해 나은 게 있다면 클라이막스에 가서 매든 박사의 최후를 엄청 고어하게 표현했다는 건데.. 사실 순수 공포적인 측면과 러브 크래프트 필의 관점에서 보자면 뼈와 살이 분리되어 녹는 것 보다 해산물에 대한 억하심정을 표출함으로써 공포를 선사하는 쪽이 훨씬 낫다.

세 번째 파트는 '고질라' 가메라'등의 괴수 특촬물로 유명한 가네코 슈슈케가 담당했다. 이 파트의 내용은 흑인 경찰 파트너의 애기를 밴 백인 여자 경찰이 연쇄 살인마의 차량을 쫓다가 우연히 이상한 곳에 빠져 들며 시작되는 이야기다.

이번 파트 역시 전 파트의 마지막에 남은 갈등을 이어 받았는데, 그 주제는 새로운 생명을 잉태한 여성의 두려움이다.

앞선 두 파트와 비교해 볼 때 이야기의 시작에 있어서 그 개연성과 논리는 최하로 정말 아무런 부연 설명도 없이 지하 세계로 떨어져 골수를 빨아 먹는 괴물들의 습격을 받는 건 너무 황당한 전개다.

하지만 호러라는 장르에 가장 잘 맞아 떨어지며, 또한 가장 공포스러며 잔인무도한 파트는 바로 이번 편이다. 스플레터 무비를 보는 듯한 잔인성에 끝없는 절망을 표현한 엔딩. 그리고 그 과정에 나오는 반전의 연속은 스토리 구조적 완성도를 무시할 정도로 막강한 파워를 가지고 있다.

반전 자체가 매우 참신한 것은 아니고 기존의 작품에도 몇 번 쓰인 소재지만.. 그 표현과 연출은 진짜 너무 섬뜩했다.

프롤로그와 에필로그 및 파트가 이어지는 부분의 텀에 교차 편집되어 나오는 러브 크래프트 이야기는 브라이언 유즈나가 담당했고, 러브 크래프트 역은 브라이언 유즈나의 단짝 '제프리 콤즈'가 맡았다. 좀 다듬고 살을 붙이다 보면 호러 판 인디아나 존스를 만들어도 될 것 같단 생각이 들 정도로 흥미로운 설정과 구도를 가지고 있지만 영화의 주체가되지 못한 게 좀 아쉽다.

대충 결론을 내리자면 B급 공포물 정돈 되겠지만 그 이상은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또한 러브 크래프트 소설의 필을 영화 상에 완벽하게 재현해 내는 건 불가능하단 사실을 다시 한번 느낀 작품이었다.


덧글

  • 시무언 2008/04/19 15:38 # 삭제

    러브크래프트의 그 분위기 중심의 호러는 아무래도 소설에서 100% 만들어질수있겠지요. 사실 러브크래프트의 크리쳐 같은건...거의 분위기 용이니...
  • 잠뿌리 2008/04/19 15:54 #

    시무언/ 영화에선 분위기를 만들기보단 항상 크리쳐의 표현에 집착하다가 말아먹는 것 같습니다.
  • 헬몬트 2008/11/22 10:29 #

    20미터는 넘는 크기에 촉수와 그리고 수많은 입과 눈들이 보였어..하지만 무엇보다 무섭던 건 .........맨 위에 사람 얼굴이 붙어있는 그 모습이야! 그 얼굴조차도 보통 사람 몇 배가 넘는 크기였어..

    (던위치 호러에서)
  • 잠뿌리 2008/11/23 12:55 #

    헬몬트/ 영화 데이곤에 나왔던 버젼도 나름 포스가 있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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