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인간 (From Beyond, 1986) 러브 크래프트 원작 영화




1986년에 스튜어트 고든 감독이 만든 작품. 좀비오에 이어서 제프리 콤즈를 주연으로 발탁해 20세기 코즈믹 호러의 창시자인 러브 크래프트의 원작을 각색하여 만든 호러 영화다. 굳이 장르를 정의하자면 이형의 괴물들 살점이 화면에 가득한 현대 배경의 SF 호러에 가깝다.

내용은 인간의 제 6감, 즉 식스 센스를 연구하다가 과학자 프레토리우스와 그 조수 크로프드가 인간의 송과선이란 잠재 기관을 자극시켜 현실 세계에 존재하지만 보통 사람의 눈에 보이지 않았던 제 3의 세계를 열어 이형의 괴물들을 불러들이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도심에 자리 잡은 저택을 배경으로 전동기를 키면 바로 빛이 번쩍거리며 보통 때는 볼 수 없는 이형의 괴물들이 나오고, 그것이 사람을 미치게 만들어 궁극적으로 괴물에게 먹혀 새로운 무언가로 재탄생 한다는 설정은 꽤 독특한데 당시 기준으로 보면 대단하다고 할 만한 특수 효과가 뒷받침해주어 상당한 작품이 탄생했다.

사실 스토리를 보면 프레토리우스 박사와 크로프드의 과거 이야기가 거의 안 나와서 왜 그런 전동기를 개발하게 됐는지 모르겠고 이후로도 좀 황당한 연출이 몇 개 나오긴 하지만 어쨌든 이 작품은 스토리와 연출로 공포를 주는 것이 아니라 특수 효과를 적극 활용한 괴물의 실체에 대한 비쥬얼적인 부분에서 공포를 주고 있다.

이 작품에서 나오는 프레토리우스 박사의 3단 변신 과정은 호러 영화 기준의 특수효과로 볼 때 당대 제일이라 할 수 있다. 안면 가죽 흘러내리기, 인간과 아귀를 짬뽕시킨 듯한 이형의 괴물로 변하며 나중에 가서 크로프드와 한 몸이 되어 서로의 신체 기관이 튀어나와 잡고 당기고 찢고 물어뜯는 등 치열하게 싸우는 건 가히 충격적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람 살덩이에서 실시간으로 신체 기관이 쪼개지면서 촉수 괴물이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것 등을 보자면 참 비쥬얼적으로 놀라우면서 무섭기도 하지만 주의할 점은 밥먹기 전이나 밥먹기 후에는 절대 보면 안 될 것 같다.

어떤 의미로 볼 때 이 작품에서 나오는 비쥬얼적인 고어함은 좀비 영화들보다 더하다. 비현실적인 것 이전에 기본 베이스가 인간의 살덩이기 때문에 더욱 끔찍하다. 개인적으로 이 작품의 백미를 꼽자면 비디오 표지에도 나온 바 있는 사람 머리 돌려서 뽑아 먹기다.

스튜어트 고든 감독의 전작인 좀비오처럼 미친 과학자가 나오고 이 작품에서도 미친 박사와 조수가 나오며, 좀비오와 마찬가지로 조수 역을 제프리 콤즈가 맡았는데 그때와 달리 여기선 지나치게 멀쩡하고 성실해서 좀비오의 진정한 주인공인 허버트 웨스트를 기대하면 안 된다.

인간의 송과선이 자극되면 성적 욕망이 끓어오르고, 키스라 쓰고 뇌를 빨아먹는다로 읽는 행위를 통해 정신적인 교감(?)을 나누면 극상의 쾌락을 느낄 수 있다는 성적인 설정도 나오는데 잠깐 정신이 나간 히로인의 란제리 패션이 나와서 꽤 자극적으로 보이지만.. 그건 잠시 뿐이지 영화 전체를 통틀어 보면 이형의 촉수 괴물이 인간 여자를 범하려고 수작부리는 게 나와서 상당히 매니악하다.

결론은 추천작. 특수 효과를 통해 줄 수 있는 비쥬얼적인 공포로는 80년대 호러 영화를 기준으로 볼 때 이 작품이 제일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지금 보면 좀 기대에 못 미치겠지만 당시 기준으로 보면 대단한 거다. 비쥬얼적인 걸 떠나서 재미나 공포도로 따지면 솔직히 B급을 벗어나지 못했고 개인적으론 좀비오 쪽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의 원제는 '프롬 비욘드'다. 예전에는 루치오 풀치 감독의 더 비욘드와 제목을 종종 헷갈렸다. 국내에 비디오 출시 됐을 때는 제목이 '지옥 인간'으로 바뀌었는데 영화의 하일라이드 장면만 모아 놓은 비디오 표지는 상당히 무서웠지만 정작 영화 본편은 국내 출시 검열 때문에 삭제된 부분이 많아서 그저 그랬다.


덧글

  • 시무언 2008/04/19 15:43 # 삭제 답글

    제 기억이 맞다면 원작 프롬 비욘드에서는 주인공의 친구였던 박사가 만든 기계를 돌리자 눈에 안보이는 악령들이 드러나서 박사가 죽던 얘기로 기억합니다. 아마 거기서 제 3의 세계라는 아이디어가 나온것도 같더군요.
  • 잠뿌리 2008/04/19 15:55 # 답글

    시무언/ 영화에서는 그 죽은 박사가 괴물로 변하죠.
  • 이준님 2008/04/19 18:00 # 답글

    1. 사실 송과선이라는 개념은 이 영화가 최초는 아니었지요. 많은 철학자나 과학자들이 "영혼과 육체가 연결되는 고리"로서 개념을 잡긴했습니다

    2. 괴물로 변하지 않아서지만 설정 자체는 덱스터의 실험실의 한 에피소드에서 그대로 인용됩니다. 다만 이건 시간 여행 패러덕스가 기본적인 주제입니다만
  • 잠뿌리 2008/04/20 10:55 # 답글

    이준님/ 그러고 보면 덱스터의 실험실도 국내에 번역되서 출간된 것 같은데 언제 한번 구해봐야겠습니다.
  • loco 2008/09/06 14:53 # 답글

    전 다른건 몰라도 여주인공이 sm 의상을 입고 헤롱거리는 씬이 굉장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ㅋ
  • 잠뿌리 2008/09/07 10:40 # 답글

    loco/ 그게 히로인이 기계 장치의 영향으로 인해 발정난 장면이었지요.
  • Aprk-Zero 2014/02/07 03:41 # 답글

    작중 이마에 튀어나온 송과선을 보고 구슬동자가 떠올랐습니다...
  • 잠뿌리 2014/02/08 10:25 # 답글

    Apk-Zero/ 저는 드래곤볼의 피콜로가 생각났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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