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소시스트 4 - 더 비기닝 (Exorcist : The Biginning, 2004) 사타니즘/데모니즘 영화




2004년에 레니 할린이 만든 작품. 그 유명한 엑소시스트 시리즈의 네 번째 작품이다. 엑소시스트 1편이 73년, 2편이 77년, 3편이 90년에 개봉을 하고 이번 작품은 올해 2004년에 나왔다.

내용은 1편에서 데미안 신부의 보조를 받으며 악마와 싸우다 심장 마비로 죽은 머린 신부의 젊은 시절을 그린 것으로 2차 세계 대전 이후 스스로 신부란 직함을 버린 머린이 고고학자이자 종교 연구가로서 아프리카를 여행하다가 지하 땅 밑에서 비잔틴 시대의 성당을 발굴하고 악령 파주주의 기운을 느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우선 이 작품은 전작으로부터 무려 14년 후에 나오게 된 것만큼 애로사항이 많다. 원작자 피터 블래티가 이번 작품의 제작을 반대했고 배급사인 워너 브라더스사도 주저하는 와중에 2001년부터 제작을 들어갔다고 한다.

처음에 존 프랑켄하이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가 건강이 악화되어 2002년 여름에 사망을 하고, 그 다음 폴 슈레이더 감독이 맡았는데 무섭지 않다는 이유로 사장된 뒤 액션 영화로 유명한 레니 할린 감독이 발탁된 다음에야 완성이 된 전력을 가지고 있다.

미국 개봉 첫 주에 박스 오피스 1위에 올랐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엑소시트란 유명한 타이틀에 기댄 것 뿐. 그 다음 2주차부터는 관객의 발길이 뚝 끊겨 참패를 면치 못했다.

배급사인 워너브라더스는 처음부터 악평이 무서워 시사회를 열지 않았고, 그 이후 일반 극장에서 영화를 본 평론가들은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이제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자면 이 작품은 이 세상의 온갖 쌍욕을 먹어도 싼 영화다. 아무리 머린 신부의 젊은 시절 이야기를 다루었다고 해도 다른 시리즈와의 연동이 되지 않는다.

만약 머린 신부가 처음으로 엑소시즘을 한 사건을 다루고 싶었다면, 엑소시스트 2에 나오던 코쿠모 이야기로 시작해야 했다.

이 작품에서 나오는 머린은 신부가 아니라 거의 인디아나 존스 같은 복장과 설정을 가지고 나온다 하지만 그렇다고 통쾌한 액션을 펼치는 것도 아니다. 영화 내내 뻘짓을 하다가 마지막에 가서야 엑소시즘을 하는데 1편에서 나오는 것처럼 숨막히는 사투가 벌어지는 것도 아니다.

악령은 침대에 묶여 있지 않다. 그래서 그런지 엑소시스트 1에서 보여준 충격적이고 소름끼치는 무서운 연출은 그 어디에도 없다. 목도 안 돌아가고 십자가로 자해도 하지 않으며 침도 안 뱉는다. 험한 말을 마구 내뱉으며 눈깔을 뒤집고 혀를 놀리지도 않는다.

생긴 건 엑소시스트 1의 리건을 갔다 박았는데 몸이 자유로워서 그런지 막 외계 생물처럼 슝슝 뛰어 다니고 양손으로 밀치기 공격으로 머린을 괴롭힌다.

흥미로운 장면이라고는 아프리카 부족들의 엑소시즘 의식이 약 1분에 걸쳐 나오다 만 것 정도?

그것말고는 다 별로였다. 감독은 연출의 갈피를 못 잡았다. 쓸데없이 잔인한 장면이 많이 나오고 오컬트 요소는 나오다 말아서 일관성을 상실했다.

잔인한 장면은 일반 관객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얼마나 살이 갈리고 피가 나오는가가 아니라, 희생의 대상이 문제다. 이 작품은 유난히 아역 배우를 험하게 다룬다. 사실 죽는 걸 따져 보면 어른 보다 아이들이 더 잔인하게 죽는다.

독일군 장교가 머리에 총을 쏴 죽이는 어린 소녀 라던가, 하이에나 무리에게 갈갈이 찢기며 비명을 지르는 어린 소년. 파주주의 저주로 불에 탄 채로 출산된 아기, 간질을 일으키다가 아프리카 샤먼의 엑소시즘 의식을 받고 배에 거머리를 붙이고 단도에 찔릴 뻔한 소년 등등.. 어린 아이에게 무슨 안 좋은 추억이라도 있는 모양인지 진짜 심한 짓을 많이 했다.

물론 어른 역시 죽는 건 잔인해서 배가 뻥 뚫려 눈알은 까마귀가 파먹는 다던가, 총으로 자진 방법을 하는가하면 전쟁 씬에서 도끼에 머리가 콱 찍혀 죽는 것 등이 나온다.

다른 시리즈와의 연결성을 떠나서 볼 때 악령의 존재 자체도 엉망이다. 배경이 되는 아프리카 땅이 천상 대전에서 루시퍼가 쫓겨간 땅이라고 하면서, 정작 나오는 악마는 이라크 신화에 나오는 악령 파주주다.

엑소시스트 2에 나온 악령의 실체가 파주주란 설정은, 기원의 배경이 아프리카라 메뚜기의 화신으로 나오는데 이 작품에는 그런 게 전혀 없다.

배우의 연기력은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수준. 일관성이 결여 된 연출과 되먹지 못한 각본. 시리즈의 전통성을 철저히 붕괴시킨 설정 등등 모든 게 글러 먹었다. 차라리 다른 감독이 맡았으면 더 낫지 않았을까 싶은데 결론을 내리자면 대략 이렇다.

'감독이 엑소시즘을 받아야 할 작품.'

레니 할린 감독. 애초에 믿지도 않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전설의 작품을 이렇게 망가트리다니. 너무 망가져서 무서울 정도다.

결론은 비추천. 과연 국내에 개봉할지 어떨지 모르겠지만, 개봉하면 100% 망한다에 올인하겠다. 올해 본 서양 공포 영화 중에 최악이다.


덧글

  • sid 2010/09/07 13:20 # 답글

    ㅋㅋㅋ저랑 똑같은 심정이심
    '감독이 엑소시즘을 받아야 할 작품.'
    이거에 많이 웃고 갑니다
  • 잠뿌리 2010/09/07 19:53 # 답글

    sid/ 다 같은 심정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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