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소시스트 1 (The Exorcist, 1973) 사타니즘/데모니즘 영화




'윌리엄 피터 블래티'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1973년에 '윌리엄 프리드킨'감독 이 영화로 만든 작품.

타이틀인 엑소시스트(Exorcist)가 의미하는 건 기독교에서 악마 들린 사람에게 퇴마의식을 하여 쫓아내는 엑소시즘에서 유래된 것으로, 즉 악마 쫓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내용은 유명 배우를 엄마로 둔 소녀가 갑자기 악마에 씌인 증상을 보이게 되면서 젊은 신부가 엑소시즘을 맡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이 작품은 공포 영화를 논할 때 결코 빠질 수 없는, 자타가 공인하는 명작 중에 명작으로 30여년이 세월이 지난 지금에도 보는 사람에게 공포감을 안겨 주는 막강한 파워를 가지고 있다.

작품 초반 50분 가량은 정말 지루하게 진행된다. 리건 가족과 주인공인 데미안 카라스 신부에 대한 이야기만 줄창 늘어 놓지만.. 진짜 맛배기는 그 이후부터 시작된다.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영향을 받아서 초반을 지루하게 만들어 관객들에게 지금 보는 작품이 공포 영화라는 사실을 망각시킨 뒤 긴장감을 조금씩 쌓아 올려 마침내 폭발시켰다는 프리드킨 감독의 말 그대로 였다.

손님들이 모인 자리 앞에 나가 갑자기 오줌을 싸면서 어머니에 대한 음담패설을 하고 나날이 갈수록 몸과 마음이 변하더니 나중에 가서는 막 칼로 자기 몸을 찌르며 자해를 하고 상상을 초월하는 신성모독 발언을 하는데.. 그 중 단연 압권은 모가지 180도 돌아가기와 진짜로 살기가 어린 눈빛 연기라고 할 수 있다.

리건의 몸 속에 있는 악마가 메린 신부의 이름을 부르자 잠시 후 집앞에 도착한 바바리 코트를 입은 메린 신부가, 리건이 있는 2층 방 창문에서 새어나오는 불빛을 받으며 서 있는데 바로 그때 이 작품의 테마 음악 흘러나오 장면이 진짜 굉장히 멋지다. 그래서 엑소시스트의 포스터와 커버를 장식한 것 같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명배우는 바로 악령 들린 소녀를 연기한 린다 블레어다. 린다 블레어는 이 전설적인 영화에서, 예전에도 그랬지만 앞으로도 공포 영화에 출현하는 아역 배우에게 있어서 절대 넘지 못할 마의 장벽을 만들었다.

리건의 맨 모습이 아니라, 악령 들렸을 때를 연기한 그 모습은 진짜 거의 신들린 것처럼 완벽하게, 또 소름끼치게 잘 했다. 그래서 린다 블레어는 그 해의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아카데미 최우수 조연상을 수상했다.

공포 포인트는 피칠갑을 바탕으로 한 시각적인 공포가 아니며 동양적인 시각의 제한에서 온 청각,오감적 공포도 아니다. 깊이 파고 들면 심리적 공포라고 할 수 있는데, 그 근원은 바로 종교적 사실성이라고 할 수 있다.

엑소시즘이란 것 자체가 완전 가공의 산물이 아니라 실제로 있었던 일이며, 또한 마귀 들린 사람이란 건 성경에도 자주 나왔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종교에 종사하는 사람. 혹은 성당이나 교회에 나가는 사람은 진짜 엄청 무섭게 볼 수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종교인만이 무서워 하는 영화였다면 이렇게 전설로 남지 못했을 것이다. 이 작품은 비종교인이 봐도 충분히 훌륭한 공포 영화다. 실제로 일어날지도 모를 것 같다 라는 사실성과 진짜 악마 울음소리 같은 음향 효과, 빛과 어둠의 세기를 절묘하게 조절한 음산한 배경에 소름끼치는 연출, 린다 블레어 신들린 연기 등이 완벽히 조합을 이루었다.

작품 본 내용과는 상관없지만, 이 작품은 전설의 명작이니 만큼 그 일화도 상당히 화려하다.

1949년 워싱턴 DC의 메릴랜드 주에 있는 마운트 레이니어 마을에서 실제로 발생했던 엑소시즘 사건을 바탕으로 1971년 경에 윌리엄 피터 블래티가 소설로 각색해 발표하면서 뉴욕타임즈에서 선정한 베스트 셀러가 되어 55주 동안 꾸준히 팔려 나가는 기염을 토했다.

그리고 나서 원작자인 블래티가 제작과 각본을 맡고 프리드킨 감독과 손을 잡으면서 극비리에 영화 제작에 들어갔다. 영화는 그 당시 기준으로 볼 때 최신 특수효과와 다양한 연출 기법을 사용했고 또 영화 사상 최초로 엑소시즘이란 소재를 다루었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대히트를 치면서 아카데미 10개상 후보에 올랐으며 그 중 4개인 최우수 각본, 감독, 음향, 조연 상을 휩쓸었다.

이 작품이 영화 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 거의 한 획을 그었다 해도 무방할 정도의 영향력을 주어 종교 오컬트 영화의 바이블에 해당한다. 공포 영화 부분의 흥행 기록 2위를 달성하면서 개봉 당시 1억 6천 5만 달러, 비디오로 재출시 했을 때는 9천만 달러를 벌어 들였다(1위는 스티븐 스필버그의 죠스로 2억 6천만달러)

하지만 그런 대히트 속에 이 작품은 종교 단체에 의해 악마 신봉 영화라고 맹렬히 성토당했으며, 관객 중 일부가 토하고 졸도하거나 정신 병을 앓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심지어는 심장마비를 일으켜 죽은 사람까지 생겨났다. 그래서 몇몇 나라에 서는 상영 금지 판정을 받았다.

2000년 9월 경에 미국에서 '당신이 결코 보지 못했던 버젼'이란 부제로 오리지날판에서 11분 가량의 분량을 더 추가한 뒤 각본 제작을 맡고 원작 소설을 쓰기도 한 블래티가 원하던 결말로 복원시켰다. 그래서 개봉 첫주 흥행 2위를 기록해 스타워즈 시리즈 말고 재개봉을 한 영화 중에서 가장 높은 흥행 성적을 거두었다.

허나 평론가들에겐 혹평을 면치 못하고 매니아들에게 있어 오리지날판의 향수만을 불러일으켰다. 뭐 그래도 국내에서 디렉티즈 컷이라 부제가 바뀐 상태로 다시 개봉을 했을 때는 원작에서 삭제했던 일명 '스파이더 워킹.' 악령 들린 리건이 몸이 거꾸로 꺾여서 거미처럼 팔과 다리를 쫙 펼쳐 계단 아래로 막 뛰다 시피 기어 내려오는 장면이 장안의 화제를 이루었다.

제작 비화에 관한 오싹한 괴담도 가지고 있다. 프리드킨 감독이 영화를 찍다가 어느날 밤 꿈 속에서 추악한 몰골을 한 여자가 거꾸로 뒤집혀 거미처럼 달려나가는 장면을 목격했는데, 그때 그 여자가 자신의 모습을 영화로 찍어 세상 밖에 나가면 많은 사람들이 큰일을 당할 거라 경고했다. 하지만 프리드킨 감독은 그런 경고를 무시하고 꿈에서 본 장면을 촬영한 것이다.

그 불길한 꿈 탓인지는 몰라도, 이 영화에 출현했던 배우 4명이 사고사를 당하고 관객 일부가 정신 병을 앓거나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영화 개봉 당시 최우수 여우 조연상에 빛나는 린다 블레어는 이후 출현하는 영화마다 다 망하고 18살이 되기 전에 임신을 했다 유산을 한 뒤 마약에 중독되는 불우한 삶을 살아갔다. 마지막으로 출현한 영화는 1996년에 '스크림'과 '재규어'에서 단역으로 나올 때 뿐이었다.

뭐 아무튼 간에 결론은 초 추천작! 이 작품을 보지 않고서는 공포 영화에 대해 논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건 단지 종교 오컬트에 국한된 게 아니라 공포 영화 전 장르를 통틀어서 말한 것이다. 시각적인 자극과 빠르고 가벼운 전개를 좋아하는 요즘 10대 관객에게는 그다지 자신 있게 권할 수 없다.

덧붙여 메린 신부가 이라크 고분에서 찾아낸 석상은 바빌로니아 신화에 나오는 바람의 마왕 '파주 주'고, 이 작품이 악마숭배라며 종교 단체에 비판을 받아온 이유는 바로 영화 결말이 선이 아니라 악의 승리로 끝나기 때문이다.


덧글

  • Reibark 2008/04/18 09:30 # 답글

    중년과 노년 남자 대신 귀여운 여자아이가 살았으니 선의 승리가 아닌가요(퍽!!!)?
  • 이준님 2008/04/18 09:34 # 답글

    1. 결말이 악의 승리였습니까 -_-;;;(저는 새 버젼을 보지 못해서요) 하기야 원 버젼도 악의 승리일수 있겠군요

    2. 이 작 자체가 비난 받은 이유중에 하나가 노골적인 페미니스트 조롱의 혐의도 있지요. 앞의 지루한 장면에서의 여러 대사와 영화 촬영장면이 그걸 강하게 암시하지요

    3. 리건의 이름 철자는 미국 대통령 이름과 같습니다. 근데 우리는 "리건"이라고 하고 대통령은 "레이건"이라고 하지요

    4. 린다블레어가 나온 영화중에 기억나는게 존 부어맨의 엑소시스트2, 이스라엘 공수부대가가 유명한 "엔테베 특공작전"(이것도 초호화 캐스팅에 흥행이나 비평도 꽤 좋았습니다), 그리고 자기 패러디(와 망쳐진 자기 모습 보여주기)의 압박인 "리포제스트"가 있지요. 리포제스트는 총알탄 사나이 3이라는 제목으로 소개된(물론 진짜 3편은 따로 있지만) 작품이니 어떤 작품인지는 짐작이 가실겁니다
  • 잠뿌리 2008/04/18 12:03 # 답글

    Reibark/ 그게 결과적으로 메린, 데미안 신부는 죽고 엑소시즘으로 악마를 쫓아낸 것도 아니거든요. 후에 나온 2편에선 여전히 리건 몸에 악령이 붙어있고 3에선 악령이 데미안의 영혼을 속박했으니.. 어찌보면 참 지독한 엔딩입니다.

    이준님/ 리포제스트도 감상을 한번 썼습니다. 총알탄 사나이의 주인공인 레슬리 닐슨 아저씨와 같이 출현했죠. 패러디 영화로서 포복절도할 만큼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재미있게 봤지요.
  • 시무언 2008/04/18 13:45 # 삭제 답글

    중간중간 스쳐지나가는 파주주의 얼굴이 꽤나 섬뜩했습니다. 한번 볼떄 움찔움찔거렸던 기억이-_- 확실히 어느정도 감춰두는게 있어야 무서운것 같습니다. 2, 3편에서 백스토리를 다 드러낸 것들은 뭐...
  • 잠뿌리 2008/04/18 14:25 # 답글

    시무언/ 프리퀼에서도 파주주 얼굴이 나오는데 사실 이 놈 얼굴이 제일 무섭죠.
  • 룰랄 2008/12/26 21:13 # 삭제 답글

    초5때 보고 3달동안 혼자 못잤었던 기억이나네요.
    그나저나 악마이름이 파주 주 였군요..
  • 잠뿌리 2008/12/27 20:06 # 답글

    룰랄/ 오프닝에서 이라크의 고대 유적에서 발굴한 악마상이 파주주였지요.
  • 레이디호크 2009/06/18 02:00 # 답글

    원래 이 영화는 실제 20세기 초에 미국에서 있었던 일을 바탕으로 한 영화입니다 (원래는 소년이 possessed).
    그리고 천주교 (카톨릭)에선 어떤 사람이 악령에 홀렸다고 판단하기까지에는 절차가 필요하답니다. 교구의 주교님께 보고드리고 가 교구마다 계시는 exorcist, 즉 구마식을 거행하도록 특별히 임명되신 신부님께 배정됩니다.

    근데 그전에 우선 신경정신과 의사의 세밀한 진단을 필요로하며 만일 그 의사가 원인이 초자연적이라고 의학적으로 판명이 된후에 비로소 Exorcisim이 시작된답니다.

    그리고 이 영화는 예수화 신부님들이 직접 출연도 하시고 영화제작에도 협조를 해서 결코 허구적인것이 아니지요.
  • 잠뿌리 2009/06/19 18:36 # 답글

    레이디호크/ 엑소시스트 광고를 할 때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말이 종종 언급되고는 하지요. 퇴마록 해설집에도 그 사건이 언급됐던 게 기억이 납니다.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


통계 위젯 (화이트)

394908
5872
9422601

메모장

잠뿌리의 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