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오울프(Beowulf, 1999) 판타지 영화




1999년에 그라함 베이커 감독이 만든 작품. 과거 유명한 액션 배우인 크리스토퍼 램버트를 주인공으로 기용했다.

내용은 외지에 있는 어느 성에서 밤이 되면 정체불명의 투명 괴물이 튀어 나와 사람들을 해치면서 악마의 땅이란 별칭을 얻게 되며, 주변 사람이 접근을 꺼리게 됐는데 그 와중에 베오울프란 전사가 찾아오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일단 베오울프란 제목을 보면 8세기경에 나온 앵글로색슨족의 영웅 서사시인 베오울프 영웅담을 바탕으로 한 것 같은데, 실제로는 그렌델과 그의 어미란 설정 정도만 비슷할 뿐. 다른 건 베오울프의 설정도 그렇고 완전 다른 오리지날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뭔가 중세를 배경으로 삼은 것 같으면서도 톱날이 무기로 나온다거나 길로틴 형틀이 면도칼처럼 생긴 것 등등 어딘지 모르게 비비 꼬인 센스를 갖추고 있어 매드 맥스 같은 근미래 바이올런스 물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주인공이 크리스토퍼 램버트인 것인 만큼 꼭 하이랜더를 연상하면서 비교하는 사람이 있을 거라 생각하는데. 그건 당연한 반응이라고 생각한다.

하이랜더는 현대 도시 문명에서 펼쳐지는 판타지 활극이고 베오울프는 중세를 연상시키는 판타지 문명에서 벌어지는 활극이기 때문이다.

베오울프 같은 경우는 1999년도에 만들어진 만큼 그 시대 유행하던 것들을 이것저것 차용했다. 테크노 음악을 가미하고 트렌치 코트를 입은, 말수 적고 쿨한 주인공이 다양한 무기로 악당들을 유린하는 것 등등 상당히 눈에 익은 게 많다.

그게 하이랜더와의 차이점이라고나 할까. 하이랜더 같은 경우는 '하이랜더'라는 설정 자체의 참신함과 비장함을 갖추고 있었는데 이 작품에서는 그런 게 없다.

여기서 나오는 베오울프는 자칭 악마와 천사의 중간. 악마를 아버지로 둔 반 인간 주인공으로, 악마의 피로 인해 악마의 존재를 파악하고 그걸 퇴치하려고 여행을 하는 캐릭터다.

복장과 무기, 성격을 보면 어쩐지 마블 코믹스 원작 만화를 영화로 만든 웨슬리 스나입스 주연의 블레이드가 떠오르는데. 그보다 더 나은 건 하나도 없고 아류작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든다.

개조 무기와 성의 디자인을 보면 제법 신경을 쓴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줄거리나 설정이 너무나 뻔해서 재미가 없는 데다가, 블레이드 짝퉁인 것 둘째치고 액션 씬에서 정말 누가 쌈마이 영화 아니랄까봐 의미 없는 덤블링이 반복되면서 품격을 잃어버렸다.

테크노 사운드가 그럴 듯하게 들려도 눈에 보이는 액션 비쥬얼이 꽝이니 감독의 역량 부족이라고 할 수 있다.

주인공이 가진 갈등인 악마의 자식이란 숙명도 정말 진부하고 긴장감 하나 없이 그냥 대충 몇 번 언급되다가 히로인하고 단 둘이 살아남아 짝 짝꿍하니. 솔직히 1999년에 나온 것 치고는 그 센스가 1990년 초중반을 벗어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결론은 비추천. 하이랜더 시절을 생각해 보면 진짜 이 작품에 나오는 나이 든 크리스토퍼 램버트가 너무 안 되어 보인다.


덧글

  • 시무언 2008/04/18 13:48 # 삭제 답글

    혼혈 주인공들은 정말이지 죄다 패턴이 같더군요-_-

    1. 반드시 "아버지"가 악마/비인간이어야 된다(예외라면 귀무자2의 쥬베이겠는데...걔는 혼혈 주인공의 포스가 별로 안느껴지고)
    2. 반드시 비극의 주인공이라고 광고를 해야된다(데빌메이크라이의 단테는 그런 느낌이 없지만요. 애니판에선 그렇게 만든것도 같지만)
    3. 반드시 자기 아버지와 같은 부류를 사냥해야된다(혼혈이 인간을 사냥하는건 본적이 없군요-_-)


    아예 혼혈 주인공물은 하나의 하위 장르가 되야될지도-_-
  • 잠뿌리 2008/04/18 14:24 # 답글

    시무언/ 혼혈 출신 주인공들은 다 비슷비슷하죠. 인간과 비인간 어느 쪽에 더 가까운지에 따라서 차이점이 생기는 경우도 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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