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 감투(1979) 한국 애니메이션




1979년에 '박승철'감독이 발표한 극장용 애니메이션. 하지만 원작자와 저작권 문제로 이견을 벌이는 바람에 미처 상영되지 못하고 사장된 비운의 작품이다.

기본적으로 우리 한국의 유명한 설화인 '도깨비 감투'를 모티브로 삼았는데, 그 설화와 후에 나온 아동용 동화와 다르게 용감한 소년 돌이가 탐관 오리를 혼내주기 위해 도깨비 감투를 얻어 활약을 하는 내용이다.

줄거리를 요약하자면, 소년 '똘이'가 도깨비감투 이야기를 듣고는 그걸 얻어서 탐관오리들을 혼내주려고 하다가 우연히 도깨비 왕자를 만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옛날 극장용 애니메이션답게 극 곳곳에 보컬 곡이 삽입되어 있으며, 소제에 걸맞게 도깨비를 주제로 한 것이 많다. 주인공 돌이의 설정이나 모습은 60년대 한국 애니 '홍길동'시리즈에 영감을 받은 것 같고 후대에 나온 '어사 똘이'에 영향을 끼친 것 같다.

기본적으로 도깨비 감투를 얻는 과정에서 돌이와 도깨비 왕자가 만난 장면에서, 호연지기와 이종족간의 진실된 우정을 표현하고 탐관오리를 혼내주는 부분에서 권선징악도 느낄 수 있지만 아무리 아동을 대상으로 한 스토리 구조적으로 앞뒤가 맞지 않은 부분이 몇 군데 있다.

이를 테면 오프닝 음악이 흘러 나오면서 정지 화면으로 돌이가 백발이 성성한 노인에게 무술과 도술을 배우는 장면이 나오지만 정작 본편에서는 그런 게 전혀 나오지 않고 중간에 돌이의 스승인 서당 훈장이 어사가 되기 위해 과거를 보는 사이, 그를 수행하던 돌이가 주막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흑두건의 독향을 맡고 감투를 빼앗긴 뒤 밧줄에 묶여 있는데.. 서당 훈장이 불쑥 나타나더니 '시험을 잘치루었다'라면서 암행 어사가 됐다고 말하니 좀 너무한 게 아닐까 싶다.
(후대에 나온 어사 똘이에서는 비록 똘이가 너무 어린 나이라고는 하나, 장원 급제를 하고 어사가 되어 마패를 받는 과정을 상세히 묘사한 바 있다)

하지만 그런 오류는 그리 중요한 게 아니니 그냥 쉽게 넘어갈 수 있다.

전체적으로 볼 때 이 작품은 그냥 사장되기엔 좀 아까웠다. 고전적인 권성징악과 설화를 바탕으로 한 소재의 참신성을 높이 사고 싶다. 그런데 객관적으로 볼 때 반사회성이 있는 건 부정할 수 없다. 탐관오리인 사또 무리와 결탁한 게 대감과 지주 스님으로 나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래도 당 시대 유행인 반공 주의의 집결체인 똘이 장군 시리즈 보다는 더 때묻지 않아서 좋은 느낌이었다.

개인적으로 의문이 한 가지 든다면, 마지막 장면에서 도깨비 왕자는 우정의 증표로 돌이에게 착한 일은 원하는 데로 되지만 악한 자에겐 형별을 내리는 도깨비 방망이를 주는데.. 객관적으로 볼 때 단지 투명화 능력만 있는 도깨비 감투 보다는 이 도깨비 방망이가 훨씬 더 대단한 보물인데 왜 비중있게 다뤄지지 않았는지 참 궁금하다. 도깨비 감투는 돌이가 빌려가서 한달 내에 가지고 오지 않으면 도깨비 왕자가 돌이 되어 죽거나 악한 일에 쓰이면 큰 고통을 받을 정도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는데 말이다.

여담이지만 돌이가 기러기를 타고 도깨비 왕국을 찾아가다가 물에 빠져 톱날 상어와 일전을 벌일 때 나오는 짧은 음악은, '로보트 태권 브이 76'에도 쓰인 음악이었다.


덧글

  • 가고일 2008/04/20 13:13 # 답글

    어라...이게 극장 개봉을 못한 작품이었습니까..?

    어릴때 극장에서 본듯한 기억이 있는데
    어떻게 유출된 것인지 궁금하군요.
  • 잠뿌리 2008/04/20 13:28 # 답글

    가고일/ 아마도 정식으로 개봉한 것 아닌 모양입니다. 인터넷을 통해 얻은 정보이긴 하지만 그 문제 때문인지 몰라도 제가 본 영상 버젼에서는 다른 애니메이션처럼 타이틀 화면이 뜨지 않습니다. 그래서 타이틀 화면을 캡춰하지 못하고 내용 중 한 장면을 캡춰한 것입니다.
  • ptm3740 2008/09/02 20:09 # 삭제 답글

    이 작품의 원작자는 오래전에 타계하신 김래성 선생님입니다
    애니매이터라는사람이 그런 기본정보도 없이 이런글 올렸습니까?
    이 작품은 79년도 대한극장에서 여름방학에 개봉되었습니다
    저작권이니 비운의 작품이니 나는 당시에 이 작품에 참여했던 사람으로서
    어디서 그런 이상한 이야기들이 흐르는지 모르겠지만
    이 작품은 대한극장에서 방화사상 최대의 관객을 동원했던 작품입니다
    끝으로 나는 한국에서 애니메이션 감독으로 일하다 지금은 중국의 상하이에서 애니메이션을 하는 사람입니다
    부탁이건데 잘 알지 못하는 어떤 본인의 짧은 상식으로 함부로 글 올리지 마십시오
    우리 대 선배들의 노고를 욕되게 하는 짓입니다.
  • 잠뿌리 2008/09/02 21:50 # 답글

    ptm3740/ 뭔가 큰 오해를 하신 모양이군요. 어디서 무슨 소문을 들으신 건지 모르겠습니다만 전 애니메이터가 아닙니다.

    애니메이션 관련 일이나 사업과 전혀 하등의 관계가 없는 사람이고, 그저 애니메이션을 보고 자라 온 한 사람의 시청자일 뿐입니다.

    이건 해당 애니메이션을 본 시청자로서 감상을 한 것이지 정보를 올린 것이 아닙니다. 더구나 제가 이 작품을 본 건 00년도 이후였고 79년 당시 어떤 상황이었는지는. 지금 현재 인터넷에 남아 있는 기록으로 밖에 알지 못합니다.

    이 포스팅의 포커스는 애니 자체의 감상에 있지. 저작권 논란이 중요한 게 아닙니다. 그건 머릿말에 나오는 단 한 줄인 것 뿐이죠. 그리고 다짜고짜 애니메이터 취급하면서 글을 올리라 마라 이러시는 건 예의에 어긋나는 일입니다.

    정중하게 문제가 되는 부분의 정정을 요청하셨다면 저 역시 흔쾌히 수정을 했겠습니다만.. 난데없이 불쑥 찾아와서 애니메이터니 뭐니 글을 올리지 말라느니, 그렇게 말씀하신다면 좀 실례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 헬몬트 2008/09/27 10:33 # 답글

    1980년대 비디오와 티브이로 즐겨보던 애니메이션이군요

    비록 요즘 와서 도깨비들 디자인이 이전부터 거론되는 일본 오니와 비슷하다는 논란이 있지만...
  • 잠뿌리 2008/09/27 20:32 # 답글

    헬몬트/ 그게 일제강점기 시대의 영향이라고 그러지요.
  • 헬몬트 2009/01/04 22:27 # 답글

    아 음악에 대하여 말하자면...당시만 해도 음악을 이거저거 쓰던 거 당연시하던 시절입니다

    심지어 애니 음악이 한국영화 음악에서도 나오는 바람에 어이없던 기억이 있습니다(전영록 주연에 진유영이 악당으로 나오던 대야망이란 영화..전영록이 이소룡 그 노란 트레이닝 차림하고 나오죠)
  • 잠뿌리 2009/01/05 20:00 # 답글

    헬몬트/ 전영록하면 뜬금 없지만 돌아이란 영화가 생각나네요.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


통계 위젯 (화이트)

234841
5215
9476674

메모장

잠뿌리의 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