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즈마리의 아기(Rosemary's Baby, 1968) 사타니즘/데모니즘 영화




1968년에, 미국의 유명한 추리 소설 작가 아이라 레빈이 쓴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파라마운트 사의 로만 폴란스키 감독이 영화로 만든 작품.

내용은 한 아파트에 입주한 젊은 부부가, 악마 숭배자들의 음모와 비밀 의식으로 인하여 사탄의 아이를 잉태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이 작품은 시기적으로 볼 때 오컬트 영화의 시초에 해당한다. 흥행과 비평에 큰 성공을 거두었다.

공포 포인트는 바로 평범한 일상 속에 내재된 공포. 언제 어느 때든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는 그런 공포 말이다.

극중 죽은 사람은 단 한 명. 그것도 죽는 모습보단 시체로 발견된 것만 나오고, 그 이후로 죽기는커녕 피 한 방울 나오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서서히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구체적으로 말을 하자면 이웃의 친절과 만삭의 통증을 별거 아니라고 생각한 주인공이, 조금씩 비밀에 접근을 하면서 일이 잘못된 걸 깨달아 가는 과정이 긴장감이 넘친다.

생각해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새 집으로 이사가고 친절한 이웃을 만나 담소를 즐기는데. 실은 그들이 보통 사람이 아닌 악마 숭배자들로 웃으며 건네 준 회복제나 부적 같은 게 전부 악마 잉태 의식에 관계된 것이라 주위에 있는 모든 사람이 다 적으로 나온다.

정상인에게 찾아가 도움을 구하면 미친 놈 취급받고 보호자에게 돌려보내는데. 그 보호자들이 악마 숭배자니 진짜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란 말을 무색하게 만든다.

비교적 밝은 배경에 악마 숭배란 것은 꿈을 통해서 은유적으로 설명하는 게 전부지만, 영화의 설정이나 구도 자체는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암흑 천지 그 자체다.

악마 숭배자의 음모와 약물 복용 때문에 점점 쇠약해져 가는 주인공 로즈마리 역의 미아 페로우 연기가 참 괜찮았는데. 1년 후에 아케데미 시상식에서 여우 조연상을 받은 건 이웃집 노파로 출현한 러스 고든이었다.

이 작품의 백미는, 극 중반에 로즈 마리가 처음으로 악마 숭배자를 믿게 되는 계기. 즉 죽은 친구가 보내준 마녀에 대한 모든 것이란 책을 보고 철자 맞추기 퍼즐을 사용해 비밀을 푸는 장면.

'마녀의 모든 것'이란 제목의 철자 맞추기를 시작해 '가을이 오다' '꼬마 요정이 절름발이 마녀를 쏘다' '지옥이 날 어떻게 심판하랴' 이런 은유적인 문구를 만들었다가 마침내 책에 언급되어 있는 마녀의 정통 후계자를 찾아내는 그 부분이 진짜 압권이다.

한 가지 더 멋진 장면을 꼽자면 클라이막스 부분의 연출. 이미 비밀을 풀어 가는 과정을 다 보여줬기에 놀라운 반전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그 연출력은 진짜 간담을 서늘하게 만든다.

악이 승리한 것에 가까운 충격적인 결말 덕분에 20년이 지난 1988년이 돼서야 겨우 국내에 비디오로 출시됐으며, 국내 명은 악마 씨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은 엑소시스트와 더불어 백과사전에 떡 하니 나올 정도로 유명한 영화지만, 그만큼 기괴한 괴담을 가지고 이기도 하다.

1969년에 폴란스키 감독의 아내이자 유명한 여배우였던 샤론 테이트가 만삭이었을 때 자칭 악마 숭배자인 찰스 맨슨의 추종자들에 의해 처참하게 살해당했는데, 그들은 폴란스키 감독의 영화 로즈 마리의 아기를 신봉했다고 한다.


덧글

  • hansang 2008/04/16 09:17 # 답글

    소설은 사실 생각보다 재미 없었지만 영화는 아주 좋은, 흔치 않는 케이스의 작품이기도 하죠.
  • 이준님 2008/04/16 09:42 # 답글

    1. 아이라 레빈이 이거 관련 후속작도 썼는데 그건 거의 흑역사 수준이지요 -_-

    2. 사실 결말의 후덜덜함은 스테포드 와이프나 브라질에서 온 소년들도 꽤 유명합니다.

    3. 미아 패로우는 "순이" 사건때문에 더 유명합니다. -_-
  • 잠뿌리 2008/04/16 11:44 # 답글

    hansang/ 소설은 아직 보지 못했지만 영화는 정말 고전 명작입니다.

    이준님/ 후속작이 있었다니 몰랐습니다. 순이 사건의 우디 앨런은 참 우리나라 정서로는 이해할 수 없는 프린세스 메이커의 주인공인 듯 싶습니다.
  • chokey 2008/04/16 12:34 # 답글

    저는 영화보다는 소설이 더 좋았었어요. 소설을 읽을때의 섬뜩함이 이미 다 알고 있어서인지 영화를 볼때는 좀 덜하더라구요. 영화도 물론 좋지만 말입니다 ^^
  • 잠뿌리 2008/04/17 08:13 # 답글

    chokey/ 소설 추천하시는 분들이 꽤 많아서 언젠가 한번 보고 싶네요.
  • sgeniusk 2012/10/22 11:12 # 삭제 답글

    blog.naver.com/PostView.nhn?blogId=bonishidream&logNo=70086107940

    보면 감독의 부인 사망원인은 사실 영화때문은 아니였네요;;; 물론 실제로는 더 황당하지만. 아무튼 글 잘읽었습니다
  • 잠뿌리 2012/10/25 17:45 # 답글

    sgeniusk/ 영화설보다 더 황당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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