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한테 홀린 아이 희귀/게임 서적


80년대 말에서 90년대 초반을 풍미한 귀신 이야기 책. 그 중에서 순수하게 한국의 귀신 이야기를 다룬 시리즈 중 가장 유명한 것은 바로 이 것이 아닐까 싶다. 앞서 소개한 책은 '오싹오싹 공포체험'이고 지금 소개하고자 하는 책은 바로..



'귀신에게 홀린 아이'다! 사실 오싹오싹 공포 체험의 출판사는 대교 문화고 이 귀신이 홀린 아이를 펴낸 곳은 대교 출판이니 미묘한 차이가 있긴 하지만. 작화가 똑같고 스타일도 비슷하며 이후에 나온 '오싹오싹 귀신 여행'이 더해지니 충분히 시리즈물로 취급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일단 이 작품은 오싹오싹 공포체험과 상당히 큰 차이를 가지고 있다. 체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아동용 귀신 이야기가 아니라, 오리지날 창작물이기 때문이다.

솔직히 이 작품에 실린 이야기 중에서 무서운 건 거의 없다. 어렸을 때 본 기억을 떠올리자면 이 첫번째 이야기인 귀신에게 홀린 아이가 그나마 제일 무서웠는데 그 이유가 뭔고 하니. 같은 또래의 아이 주인공이 자다가 귀신에게 홀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사실 무덤으로 뛰쳐 나간 뒤 아버지가 뒤따라 갔다가 도깨비와 만나 씨름 한판을 벌이고 아들을 무사히 구해 온다는 내용이다.

이런 전체 내용을 보면 별로 무섭지 않지만, 귀신에게 홀리는 과정. 그러니까 주인공이 잠자리에 들었는데 라디오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리고 어디선가 자신을 부르는 소리가 들리는 그 과정의 심리 묘사가 상당히 오싹했던 것이다.


하지만 사실 그 이야기도 공포를 초점에 둔 건 아니다. 가족의 사랑을 일깨워주는 에피소드일 뿐이다. 다른 이야기를 보자면 귀신의 이야기라고는 하나, 별로 무섭지는 않고 오히려 친숙하고 정감있는 느낌이 든다. 이 작품에 수록된 이야기의 대부분은 인간이 아닌 귀신의 시점으로 이야기를 진행된다.

새로 무덤 가족으로 찾아온 총각 귀신과 처녀 귀신이 주위의 주선으로 인해 결혼식을 올린다거나, 맹장염으로 죽은 털보 귀신이 수십년 후에 인간계로 나가 의학이 발달된 현대 문명 속에서 자기 병을 고쳐 달라 절규하지만 귀신의 목소리라 아무도 들어주지 않아 절망감을 느끼는가 하면 제삿날 아들 집에 찾아갔다가 숙주나물과 콩나물 등의 반찬을 보고 구렁이를 썰어 놓은 것으로 오해를 해 역정을 내는 할아버지 귀신 등등 무서운 귀신이라기 보다는 저승의 풍습을 따르는 우리네 이웃(?) 그 자체다.


귀신의 관점으로 진행되는 이야기 말고는, 옛날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전설을 바탕으로 한 귀신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다. 예를 들면 동지 팥죽에 얽힌 귀신 이야기를 꼽을 수 있다. 화상을 입어 죽은 귀신과 우연히 친구가 된 원님이 하루가 다르게 수척해지는데 어느날 우연히 귀신 친구에게 팥죽을 대접했다가, 팥죽의 붉은 빛에 두려움을 느낀 귀신 친구는 그 이후로 다시는 원님을 찾아오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귀신의 관점, 옛날 이야기를 제외한 나머지는 그냥 무서운 소문에 기반을 둔 이야기다. 물에 빠져 죽은 아이의 넋을 기리기 위해 무당이 굿을 하다가 살아있는 닭을 제물이라며 강속에 던져 넣는데, 그걸 본 용감한 마을 청년이 물 속에 뛰어 들어가 죽은 닭을 건져내고는 귀신이 없다는 걸 증명한다. 이런 스타일의 이야기나 방앗간 귀신이 출몰한다고 해서 아이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한 밤중에 몰래 숨어들었더니 실은 그냥 물레방아가 돌아가는 소리였다는 것 등등이다.

오싹오싹 공포 체험과 비교해볼 때 좀 더 아동의 눈높이에 맞춘 책은 바로 이쪽이다.

마지막으로 책 입수에 대한 걸 회상하자면..

역시 신금호에 있는 xxx 헌책방에서 대량 구매를 할 때 입수(대량 구매라고 해봤자 9권이지만..)

그럼 오늘은 이만 안녕~

다음 이 시간에는 이 시리즈의 나머지 하나를 소개하겠다.


덧글

  • アネゴ 2008/04/16 09:18 # 답글

    아 저도 이거 구하고 싶은데...
  • 잠뿌리 2008/04/16 11:21 # 답글

    アネゴ/ 이 책은 헌책방을 잘 찾아보시면 다른 두 책보단 그나마 수월하게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예전에 몇몇 헌책방에서 이 책을 몇 권 봤었거든요.
  • 펭귄의전설 2009/06/04 15:10 # 삭제 답글

    저 혹시 이 책에 실린 얘기 중에
    영안실 수위 아저씨 얘기 나오지 않나요?
    그리고 어떤 엄마없는 소녀가 관들을 보관하는 곳에 가서 귀신들이 돌봐주고 그런 이야기도 있었던 거 같은데..
    아~ 이 책도 정말 재미있었어요 !!
  • 잠뿌리 2009/06/05 21:52 # 답글

    펭귄의전설/ 이 책도 재미있지요.
  • 곧휴잠자리 2015/06/22 03:09 # 답글

    저도 이거 있었다는... 근데 스케일이 후속 책인 오싹오싹 공포체험에는 한참 밀리는 것이 역력하더라구요.
  • 잠뿌리 2015/06/23 12:13 #

    오싹오싹 공포체험이 대교에서 출간한 귀신 이야기 책 중에는 최고였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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