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 괴기 게임북 공포관의 망령 희귀/게임 서적


일전에 소개했던 '공룡 박물관의 공포'. 공포 괴기 게임북이란 타이틀을 갖고 아동 문화 교육 위원회가 번역 출간한 작품은 그게 처음이 아니었다! 상대적으로 공룡 박물관의 공포가 더 잘 알려져 있어 어지간해서는 기억이 나지 않겠지만, 그래도 몇몇 사람에게 표지를 볼 때 어디선가 본 기억이 난다 정도의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는 작품이 있다. 그 책의 제목은 바로..



'공포관의 망령'이다! 타카하시 명인의 모험도를 어설프게 따라한 공룡 박물관 표지 보다는, 그래도 내용과 타이틀에 충실한 표지를 갖고 있는 게 인상적이다. 뒷표지에 악마의 노래 운운은 여전하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시기적으로 볼 때 이 작품은 1990년에 번역 출간됐고 공룡 박물관의 공포는 그로부터 2년 후인 1992년에 나왔으니 그런 점을 감안해 보면 이게 원조 중에 원조라고 할 수 있다.

이 작품의 원제는 '호러 호텔'로 힐러리 밀턴의 호러 스토리 시리즈 중 4번째 작품에 해당한다.
국내에 소개 된 밀턴의 게임북으로선 공룡 박물관의 공포와 더불어 단 두개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내용은 간략히 요약하자면 가족과 함께 어떤 호텔에 묶게 된 주인공이, 혼자 쇼핑을 나갔다가 호텔에 대한 전설을 듣게 되는데.. 방으로 돌아와보니 가족들은 온데간데 없고 혼자 남게 되면서 전설 속에 나온 유령과 괴현상을 접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배경이 호텔인데 기본을 이루는 설정에 너무 많은 에피소드가 섞여 있어 조금 난잡한 느낌을 준다. 예를 들면 어떤 부자가 호텔을 처음 만들었는데 목공이 절벽에 떨어져 죽은 이후 호텔이 망해서 학교, 병원, 교도소 등으로 개조됐다가 실종자가 마구 생겨서 계속 망하고 마지막에는 다시 호텔로 개조되어 손님들을 받는다 라고 되어 있어 통일성이란 게 없다.

공룡 박물관의 공포야 살아 움직이는 고대 유적이란 점에 있어 통일성을 갖추고 있고 특별히 그 유래를 설명할 필요가 없었지만.. 이 작품에서는 설명이 필요했다. 단순히 실종되었다 라는 설명 한줄로 끝낼 것이 아니라 해당 유령이 튀어나왔을 때 그들이 왜 유령이 됐는지, 어째서 주인공을 위협하는 건지 그 정도는 충분히 나왔어야 된다고 본다. 왜냐하면 진짜 뜬금없이 나타났다가 사라지니 뭔가 이해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크게 생존 엔딩과 데드 엔딩으로 구분되어 있다. 공룡 박물관의 공포와 비교를 한다면 데드 엔딩이 비교적 소프트(?)했다. 익룡의 부리에 허파를 찔려 바람구멍이 난다거나 잡아먹힌다던지, 산 채로 화석이 되는 등의 하드한 데드 엔딩에 비하면 쥐에게 물려 쥐가 되거나 늪, 혹은 피라니어가 산다는 강에 빠져들고 총에 맞아 죽는 엔딩은 소프트한 편이다. 적어도 주인공이 어떻게 죽어가는지 그에 대한 묘사가 나오지는 않기 때문이다. 피라니어 강에 빠져 죽을 때 피라니어가 살을 뜯어먹는 묘사 등이 나왔다면 더 하드해졌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데드 엔딩의 강도가 공룡 박물관의 공포와 비교해서 소프트하다고 해도 이 작품에 호러 요소가 그보다 약한 것은 아니다. 이 작품의 호러 포인트는 바로 호텔의 유령 그 자체에 있다.

유령들이 이 놈 저 놈 섞여 있어 난잡하긴 하지만 그래도 사방팔방에 골고루 나타나고 그 중에 특별히 호러블한 놈을 꼽자면 신체 개조 수술을 하던 미치광이 의사와 수상한 비밀 의식을 하는 쌍둥이 자매다.

배경 설정상 가장 먼저 죽은 석공의 혼이 주인공을 도와준다는 것, 즉 조언자가 있다는 게 나름대로 참신했다(공룡 박물관의 공포와 비교할 때의 기준) 물론 도움을 받는다고 선택을 잘못하면 그대로 골로 가기는 하지만 말이다.

공룡 박물관의 공포에 비해서 비교적 원작에 실린 삽화가 많이 들어가 있다는 게 장점이다. 내용은 둘째치고 삽화만 보면 충분히 무섭다.

위에서 더 샤이닝의 쌍둥이를 연상시키는 아가씨들을 보면 국내 삽화와 외국 삽화의 엄청난 차이를 보여주는데 당연스럽겠지만 외국 삽화가 더 낫다. 삽화의 퀄을 떠나서 외국 삽화가 분명 더 낫지만 공포감에 별 영향을 주지 못하는 공룡 박물관의 공포와는 매우 큰 차이라고 할 수 있겠다.


호러 게임북 시리즈가 다 그런지 몰라도 생존 엔딩에서 그 어떤 비밀도 밝혀지지 않은 채 그냥 건물 밖에 나왔다로 끝나는 게 좀 아쉬운 점이다. 공룡 박물관의 공포야 애초에 비밀이란 게 기껏해야 공룡이 살아움직이다 정도 밖에 없었으니 그렇다 쳐도.. 이 작품 만큼은 밝혀져야 할 비밀이 많았다고 생각한다. 도대체 최초로 호텔을 지은 부자 양반은 실종됐다면서 왜 끝까지 얼굴 한번 내비치지 않은 건지 모르겠다.

보통 이런 류의 이야기에선 최초의 남자가 막판에 슝 튀어나와 비밀을 다 까발리고 무너지는 건물에 압사당하거나 혹은 주인공을 떠나보내고 혼자 호텔에 남는 게 정통 아닌가!(종종 정통이라고 쓰고 매너리즘이라고 읽기도 한다)

한 가지 아쉬운 점보다 불만을 꼽자면, 원작의 재책 방식이 국내 번역판과 다른 건지, 진행을 잘 하다가 선택지에 따른 해당 페이지로 넘어가는데 그 숫자에 오차가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A,B 선택문 중에 하나를 골랐다 치자. B선택문은 45페이지로 가시오 라고 해서 막상 페이지를 넘겨보면.. 45페이지가 아니라 44페이지에 실려 있다던지 그 뒤에 있다던지 이런 치명적인 오타가 몇 군데 있다.

마지막으로 책 입수에 대한 걸 회상하자면..

XXX 헌책방에서 도서 검색을 통해 찾아내고 2차 방문 때 입수!

그럼 오늘은 이만 안녕~

다음 이 시간에 계속..


덧글

  • 크악크악 2008/04/11 13:13 # 답글

    아 저도 이책들 읽어봤습니다..
    그런데 호텔유령과 비슷한 건물 이야기가 미국에 있던거 같던데...
    정확히 기억은 안나네요...
  • 잠뿌리 2008/04/12 00:54 # 답글

    크악크악/ 본래 이 게임북에 들어간 소재들이 실존하는 괴담이나 영화 등 여러가지에서 차용한 거지요.
  • 기드 2010/09/06 13:58 # 삭제 답글

    안녕하세요. 잠뿌리님.

    다름이 아니라 잠뿌리님이 이 포스트에 올리신 게임북 사진 한장을 제가 제 블로그 포스팅에 퍼가서 인용을 했습니다. 출처는 남겼는데 그래도 잠뿌리님에게 알려두고 혹시라도 언짢으시면 내리는게 맞는 것 같아서요. 답변을 주시면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사진이 인용된 포스팅 주소는 http://www.gheed.net/241 입니다
  • 잠뿌리 2010/09/07 19:33 # 답글

    기드/ 네. 출저를 밝히셨으니 괜찮습니다.
  • 냠냠 2012/02/08 20:35 # 삭제 답글

    근데 도와주던 유령이 석공의 혼이었나?
    여러번 읽었던 것 같은데 왜 그런 설정을 몰랐을까...
    그냥 아일랜드(?) 사투리의 정체불명의 유령으로 기억하고 있는데...
  • 잠뿌리 2012/02/14 16:50 # 답글

    냠냠/ 본문에 석공의 혼이라고 나옵니다. 유일하게 주인공을 도와주는 선한 유령이지요.
  • Lemon 2012/05/12 16:11 # 삭제 답글

    몇년째 찾는 책인데 판매하는 곳을 좀처럼 찾을 수가 없네요.
    어디서 구하셨는지 귀띔(?) 좀 가능하세요?
  • Lemon 2012/05/12 16:13 # 삭제 답글

    신금호에 있는 헌책방이라면 혹시 창고형 헌책방 고구마. . . ?
  • 블랙 2012/05/12 23:06 # 답글

    광고로만 봤던 책인데 이렇게 실물을 보게 되는군요.

    공룡 박물관의 공포 후속작으로 나온 책인줄 알았더니 그 전에 나왔었던 건가요.
  • 잠뿌리 2012/05/17 11:51 # 답글

    lemon/ 네. 신금호에 있는 헌책방에서 구입했습니다. 지상과 지하 양쪽에 창고형으로 된 헌책방이지요.

    블랙/ 이 작품이 먼저 나왔습니다. 국내에 발매한 년도를 보면 이 작품이 91년, 공룡박물관의 92년으로 표시되어 있어요.
  • 뽀리 2017/05/28 19:55 # 삭제 답글

    어렸을 때 진짜 열심히 봤었는데 ㅋㅋ. 살아서 나가려고 계속 페이지를 넘겼죠... 삽화 하나씩 다보고싶어요~~ 올려주시긴 어렵겠죠? 옛날생각나서 좋네요 잘봤습니당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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