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PG 환상사전 희귀/게임 서적


1990년에 게임 월드가 나온 이후로 국내의 게임 문화가 보다 큰 발전을 이룩하며 2년 후인 1992년에 게임 챔프가 발간했다. 그 이후 발간되는 게임 관련 서적은 잡지에 국한 된 것이 아니라 보다 더 다양해졌다. 지금 소개하고자 하는 책은 1993년에 게임 챔프에서 발간한 RPG 관련 서적이다.



제목은 바로 'RPG 환상사전'! 이 책은 지금 현재 게임 업계에서 레어 도서 중 하나다. 가격이 무려 7000원으로 1993년 당시를 기준으로 놓고 보면 상당히 고가의 책이라 그리 많이 찍지도 않았다. 내가 그 당시에 게임 잡지를 볼 때도 이 책은 그저 환상의 책으로 기억이 될 뿐. 실제로 구해본 적은 없었다. 나이가 든 다음에 언젠가 한번쯤 보고 싶다는 생각은 했는데 약 1년 전에 정말 우연한 경로로 입수한 것이다. 입수에 대한 건 나중에 설명하기로 하고 일단 본편에 대해 알아보자.


이 책은 전문 서적이라고 하기 보다는 RPG의 입문서에 가까운, 매우 친절하면서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그런 책이다. 항목을 보면 대충 알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데 진짜 RPG를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이 나온다.


시작은 RPG의 기초 지식으로 TRPG와 CRPG로 나눈다. TRPG는 D&D로 대표되는 테이블 토크 RPG와 컴퓨터 게임으로 나온 RPG를 속칭 CRPG라고 부르는데. 여기서는 CRPG 같은 경우 일본의 초창기 RPG 게임인 블랙 오닉스와 바람의 전설 제나두 정도만 아주 간단히 소개하고 주로 자세하게 소개하는 것은 TRPG 쪽이다.

TRPG의 역사를 소개하면서 D&D와 함께 룬 퀘스트, 알비온 등의 다양한 TRPG가 나온다(하지만 겁스가 나오지 않는 게 좀 아쉽다)



TRPG의 역사 소개 이후에 나오는 것은 바로 신화와 중세 이야기. RPG의 주요 배경인 판타지의 기둥을 소개하는데 그리스 로마 신화, 북유럽 신화, 켈트 신화, 아더왕 이야기, 반지의 제왕 등등 무난한 이야기가 나온다.




그리고 나서 나오는 게 바로 본격적인 판타지 입문이다. 판타지 세계에 나오는 종족을 모두 열거하기 보다는 일반적으로 TRPG에서 플레이어들이 선택할 수 있는 종족을 위주로 설명하고 그 다음에 D&D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던젼 플레이를 소개. 던젼 다음에는 RPG 게임에서 일반적으로 쓰이는 무기와 방어구, 아마도 D&D 퍼스트 저랩 기준의 마법 요약이 나오는데, 사실 가장 주목할 만한 항목은 앞서 열거한 항목이 아니라 바로 몬스터 사전이다.


이 책에 수록된 몬스터 사전은 알파벳 순으로 나뉘어져 있고 거의 전부 다 삽화가 하나씩 있다. 국내 인터넷계에 가장 널리 퍼진 몬스터 사전은 이 RPG 사전의 몬스터 사전 항목을 발췌한 것이다. 몬스터 사전으로 검색하고 아메바 G로 시작하는 몬스터 사전을 보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저 개의 영어 단어인 도그를 덕으로 번역해 놓은 건 좀 거시기하지만, 그 정도는 봐주고 넘어가는 센스를 발휘해야 한다. TRPG와 CRPG에 나오는 몬스터들을 적절히 모아 놓은 게 메리트라고 할 수 있는데 전자의 경우는 다다 퍼스트 룰북을 통해 소개된 저랩 몬스터들이고, 후자의 경우는 본문에도 언급이 나오는데 블랙 오닉스와 바람의 전설 제나두 등에 나온 몬스터들이다.


RPG의 대한 기초 지식을 쭉 설명하고 나서 남은 페이지는 뭘로 채워 넣었을까? 맨 마지막에 소개 되는 건 바로 오리지널 보드 게임인 알비온이다. 단 몇 페이지의 설명 만으로도 단순한 플레이가 가능하게끔 만들어 놓은 일종의 TR 룰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것도 진짜 그때 기준으로 보면 참 귀중한 TR자료였다.

1990년대에는 한글로 번역된 TR이 진짜 거의 없었다. TR관련 서적도 1994년에 게임 매거진이 처음 나온 이후 D&D 리플레이를 소개하다가 그 인기에 힘입어 마침내 D&D 퍼스트 룰북을 국내에 처음으로 번역해 출시한 이후로 소드 월드와 크리스타니아 룰북도 나왔으니 말이다.

아무튼 RPG팬이라면 꼭 한번쯤 볼만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현재야 뭐 들녘 출판사에서 판타지 라이브러리 같은 전문 도서가 줄창 나오고 또 판타지 전문 출판사나 다른 기타 등등에서 판타지 사전을 막 출간하고 있긴 하지만.. 눈이 높아질데로 높아진 지금 다시 봐도 이 책의 퀄리티는 꽤 높은 편이다. RPG 기초 입문서란 기준 하에서 말이다.

마지막으로 책 입수에 대한 걸 회상하자면..

죽치고 지내는 모임에서 벙개를 할 때마다 자주 가는 곳이 바로 홍대 입구인데, 홍대 입구에서 신촌 쪽으로 걸어가다가 발견한 헌착방에서 바로 입수. 가격은 2500원이고 상태도 비교적 좋아서 매우 만족스러웠다. 이 책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데 1992년에 나온 게임 챔프의 잡지 그림을 오린 것으로 추정되는 파이날 판타지 인물 사진과 무기 사진이 유난히 기억에 남는다. 사실 나도 어린 시절에 그렇게 게임 잡지를 보다가 마음에 드는 사진을 오린 적이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누군지 몰라도 진짜 졸라게 오려데서 걸레가 된 책을 공짜로 얻어오기도 했다.

그럼 오늘은 이만 안녕~

다음 이 시간에는 또 다른 희귀 도서를 소개하겠다.


덧글

  • 함장 2008/04/05 16:06 # 삭제 답글

    아, 저 책은 이제 일본에서도 보기 드문 상당한 레어 아이템입니다. 일본에 TRPG가 처음 소개되었을 무렵에 나온 건데, 특히 입문용RPG인 "알비온"을 입문용으로 수록했다는 점이 평가가 높지요. 저걸 손에 넣다니. 정말로 부럽네요.
  • 잠뿌리 2008/04/05 16:37 # 답글

    함장/ 수년 전에 헌책방에서 우연히 입수한 건데, 루리웹을 비롯해서 타 사이트에서도 많은 분들이 가지고 계시더군요.
  • FOE뽀에 2008/04/12 01:32 # 답글

    이 책도 레어 아이템이 되었군요.
    확실히 게임챔프-게임매거진으로 이어진 시대에는 D&D나 매직더개더링 등이 소개되기 시작하면서 이런 류의 책들도 제법 많이 정발이 되었었죠.^^
  • 거기까지 2008/08/18 20:17 # 삭제 답글

    이건 문화재 급인데...
    많이 소실되었지요
  • 잠뿌리 2008/08/19 08:53 # 답글

    FOE뽀에/ 매직 더 개더링을 전문적으로 소개하던 책이 생각나네요. 인터 하비던가;

    거기까지/ 지금은 찾아보기 어려운 책이지요.
  • 태태태 2012/05/15 08:43 # 삭제 답글

    저도 깨끗한 책 한 권 소장하고 있어요 ㅋㅋㅋ
  • 잠뿌리 2012/05/17 11:48 # 답글

    태태태/ 제가 소장한 책도 상태는 괜찮지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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