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푸 덩크(大灌籃: Kung Fu Dunk, 2008) 2008년 개봉 영화



2008년에 주연평 감독이 만든 작품.


내용은 무공 비급과 함께 강보에 쌓여 버려진 아이 팡사지에가 장성하여 쿵푸 학교에서 무공을 익혔는데, 어느날 사기꾼 리를 만나 사고를 치는 바람에 학교에서 퇴학당해 쫓겨났다가 무공을 접목한 농구를 시작하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일단 제목만 놓고 보면 당연하겠지만 소림 축구의 계보를 따르는 작품이다.


홍콩에서 만든 오락 영화는 분명 살짝 유치하면서 경박하지만 바로 거기서 웃음과 재미의 포인트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아무 생각없이 엉망진창으로 만들어 놓고 보는 사람이 정신줄 놓고 봐야 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즉 영화의 순수한 재미를 찾기 위해 관객이 자신의 수준을 낮추는 건 바보 같은 행동이라는 것이다. 왜냐하면 이미 그러지 않아도 충분히 만족할 만한 재미를 줄 수 있다는 것은 주성치 영화가 증명했기 때문이다.


만약 이 작품이 애초에 말도 안 되는 황당함을 컨셉으로 잡은 컬트 무비였다면 모르겠지만, 컬트가 아니라 대중 영화니까 당연히 좋게 볼 수 없는 것이다.


어리숙한 주인공은 무공으로 3점 슛을 밥먹듯이 쏘고 백발백중 다 들어가며 기본기가 떨어져 좀 고생하던 것도 단 십 여분의 러닝 타임 동안 완벽하게 터득해서 혼자 아주 날아다니며, 본래 구도 상으로 선의의 경쟁자가 되어야 할 같은 팀 소속 친구들은 첫 등장 때만 조금 비중을 높이고 그 뒤로는 점점 비중을 낮추다가 꿔다 놓은 보릿자루로 만들어 놓는가 하면 난데없이 튀어나와서 소림 농구를 선보인 주인공의 스승들을 보면 웃기지도 않고 재미도 없다.


소림 축구에서 보여준 스포츠물의 모범은 주인공 주성치와 그의 사형들이 뛰어난 무술 실력을 가지고 있지만 현실이란 시궁창 속에 방황하다가 축구를 하기로 마음먹으면서 노력을 하고 분투하며 모두 함께 성장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작품에서는 그런 게 없다. 등장 인물간의 갈등도 반목도 없다. 그냥 처음부터 끝까지 착한 놈은 끝까지 착한 놈이다.


주인공이 무슨 거대한 장애물을 만나 좌절하다가 결국 그것을 넘어선다는 카타르시스도 전혀 없다. 무공의 고수인 주인공은 완전 만능이고 막판에 나오는 '그건' 진짜 완전 반칙. 아니 애초에 그 씬 자체가 정말 상식적으로 말도 안 되는 장면이다(주인공 이전의 문제라고!)


이 작품의 클라이맥스는 전혀 상큼하지가 않다. 차라리 마이클 조던의 스페이스 잼 클라이막스가 오히려 더 낫다. 적어도 스페이스 잼은 기상천외한 기술들을 쓴다고 해도 어찌 되었든 등장 인물들이 '농구'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작품에서는 농구의 팀 플레이 따윈 온데간데없다. 그냥 무공의 고수인 주인공 혼자 알아서 다 처리하는 히로익 판타지다. 카메라 시점조차도 오로지 주인공에게만 집중되어 있다.


스포츠물로서 완전 꽝인데 그렇다고 감동이나 사랑 같은 것도 없고 미치도록 웃긴 것도 아니다. 적어도 이 작품은 코믹 영화는 아니고 의도적으로 코믹한 요소를 넣은 장면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홍콩에서 만든 오락 영화가 가진 유치함의 재미도 실종됐다. 


등장 인물들이 너무 진지하고 암울한데 스토리는 유치찬란하니 답이 안 나온다.


결론은 비추천. 유치하지만 재미있는 영화와 유치하면서 재미도 없는 영화는 엄연히 다르다.


오맹달을 비롯해 주성치 사단 멤버들이 카메오 출현을 한다고 해도 비중은 거의 없으니, 주성치 영화를 기대하고 보러 간다면 크게 실망할 수도 있다.

 




덧글

  • Antikim 2008/03/27 16:22 # 삭제 답글

    오랜만이네요. 이런 영화는 패스하지... [천일의 스캔들]을 보세요. 만점짜리.
  • 잠뿌리 2008/03/27 20:34 # 답글

    Antikim/ 오오, 안티님 오랜만입니다!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


통계 위젯 (화이트)

167807
5215
9475766

메모장

잠뿌리의 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