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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01월 30일 | 15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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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일본과 한국의 학교/도시괴담 : 현대의 요괴. 괴인. 귀신
출판사 : bucci
저자 : 염탁근
가격 : 1,000원
파일포맷/용량 : epub / 0.3 MB
다운로드방법 : 유/무선 모두 지원
이용 환경 : biscuit 단말기/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갤럭시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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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S] 데몬즈 아이 (1994) 2018년 PC통신시절 공개 게임




1994년에 하이텔의 ‘infinit(김정호)’ 유저가 일본식 그래픽 어드벤쳐 제작툴인 ADVEN으로 제작한 텍스트 어드벤처 게임.

내용은 검술병인 주인공이 ‘국왕’이 훔쳐간 ‘데몬즈 아이’를 찾아 떠나는 이야기다.

본작은 ‘공포(1996)’, ‘퇴마록 ~어머니의 자장가~(1995)’와 같은 ADVEN으로 제작된 게임이다. ADVEN은 일본식 그래픽 어드벤쳐 제작 툴이다.

시기적으로 보면 ADVEN 툴을 사용해 만든 공개 게임의 초기작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후대에 나온 작품과 다르게 본작은 본편 스토리가 제대로 완결되지 못한 미완성 작품이다.

플레이 중간에 주교와 만날 약속을 잡고 ‘로빌레오 탑’에 찾아갔을 때 조우하는 여자 문지기와 싸울 때 선택지 버그가 있다.

파이어 소드를 선택하면 텍스트 내용상으로는 패배했다고 나오면서 게임 오버 당하는데, 다른 선택지인 스노우 소드, 라이트 소드를 선택하면 텍스트 내용상으로는 승리했다고 나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 오버 당한다.

즉, 어떤 선택지를 고르던 간에 무조건 게임 오버를 당해서 더 이상 진행을 할 수 없다는 말이다.

애초에 게임 데이터 파일이 엔딩까지 만들어진 게 아니고, 스크립트 8까지만 있는데 이게 여자 문지기와의 전투씬이라서 딱 거기서 끝나는 것이다.

그 미완성된 것을 떠나서 게임 자체만 놓고 보자면, 아무래도 90년대 초 아마추어 공개 게임이라서 발로 그린 듯한 그림에 본편 내용도 유치해서 요즘 사람들이 보면 컬쳐 쇼크를 느낄 수 있고, 제작자에게 있어서는 인생의 흑역사가 될 수도 있다.

사실 이 90년대 초 공개 게임의 유치함은 그 시대상을 생각해서 어느 정도 감안해야 할 필요가 있는데.. 본작은 그 감안해야 하는 수준을 좀 넘어섰다.

오히려 그 유치한 게 실소를 자아내 본의 아니게 웃음을 안겨 주는 부분도 몇 군데 있다. (국왕의 식인 파리 드립이나, 마법사의 유언이 ‘나도 곧 죽겠군. DEAD!’ 인 것 등등)

근데 NPC가 주인공하고 대화를 할 때 (수상하군)이라고 추임새 넣는 것하고, 검술병과 마법사 등 배경에 깃발이 있을 때 대뜸 ‘저 깃발을 움직여 보이겠다!’라고 개그 같지도 않은 개그를 할 때는 오그라듬의 내성 굴림이 필요했다. (왜 부끄러움은 플레이어의 몫이란 말인가?)

한 가지 기억에 남는 건 작중에 나오는 전투 씬 때, 선택지에 따른 승리/패배가 결정되는 것 정도다. 그래봐야 게임 본편이 미완성된 관계로 전투 씬이 딱 3번 밖에 안 나왔고. 사실 이 선택지에 따른 게임 오버 여부가 텍스트 어드벤처의 기본이라서 특이할 건 딱히 없지만.. 그래도 개발자 딴에는 본작이 판타지 액션물이란 걸 생각하고 나름대로 신경 써서 넣은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결론은 비추천. 지금 현재의 관점에서 보면 손발이 오그라들게 하는 유치한 내용에 요즘 사람들은 실소를 하겠지만, 그래도 국내에서 ADVEN 툴을 사용한 초기 작품이란 것에 의의가 있긴 한데, 본편 내용을 만들다가 말아서 미완성되었기 때문에 이걸 과연 온전한 게임으로 봐야 할지조차 의문이 드는 작품이다.


[DOS] 핫 타임 2 (1990) 2018년 컴퓨터학원시절 XT 게임




1990년에 ‘단국 컴퓨터 클럽’에서 ‘이호섭’ 개발자가 MS-DOS용으로 만든 퍼즐 게임. XT와 AT를 지원하지만 그래픽 카드 지원은 허큘리스 전용의 흑백 게임이다.

내용은 2장의 패를 맞춰서 없애버리는 혼자 하는 짝 맞추기 카드 게임이다.

타이틀 ‘핫 타임’만 보면 뭔가 화끈한 걸 떠올리는 사람도 있을 텐데. 제목과 본편 내용은 연관이 없다. 그냥 단순히 게임을 통해서 보내는 뜨거운 시간 정도의 의미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본작의 장르는 Solitaire. 즉, 혼자 하는 카드 게임인데, 솔리테어는 장르의 명칭일 뿐. 어떤 특정한 방식을 정의하는 말은 아니라서 ‘프리셀’이나 ‘스파이더 카드 놀이’ 같은 게 여기에 해당한다.

본작은 쉽게 풀어 말하면 짝 맞추기 게임으로 2장의 패를 맞춰서 없애 나가는 방식인데. 오리지날 게임은 아니고 기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엑티비전에서 1986년에 만든 ‘상하이’에 기본 베이스를 두고 있다.

상하이는 마작 패의 짝 맞추기 게임이라서 그런 이름이 붙은 것으로, 발매 꽤 히트를 쳐서 후기에 나온 게임들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그래서 본작도 한국에서 만든 게임이지만 기본적으로 마작 패가 나온다. 단, 모든 패가 다 마작 패인 것은 아니고 입술, 전기, 발바닥, 디스켓, 개발자 이름 영문 이니셜(LHS=이호섭) 등등. 다른 기호의 패도 섞여 있다.

게임 조작 키는 키보드 화살표 방향키로 상하좌우 움직이고, SPACE BAR(선택=고르기), 알파벳 C키(취소하기), 알파벳 H(도움쓰기), 알파벳 D키(돈 불리기), 알파벳 B키(도움사기), 알파벳 T키(시간 사기), ESC키(DOS로 빠져나가기)다.

게임 규칙은 직선 방향으로 2번 이하로 꺾어서 연결할 수 없는 걸 기본 규칙으로 삼아, 패와 패 사이에 장애물이 없는 상태에서 앞의 규칙에 맞을 때 똑같은 패 2개를 선택헤 짝을 맞춤으로써 제거하는 것이다.

언뜻 보면 ‘그냥 짝만 맞추면 되는 거 아니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함정 배치란 게 있어서 의도적으로 패를 맞출 수 없게 만든 것이 있어 딱 정해진 각도와 순서에 따라 패를 제거하지 않으면 함정 패만 남은 채로 즉석에서 게임 오버 당한다.

오리지날 상하이는 패 위에 패가 겹친 상태에서 패를 지워나가는데 본작은 1겹만 지우면 된다. 오리지날 상하이 이후에 나온 상하이 변종 중 하나로 일본의 게임 회사 TAMTEX에서 1989년에 아케이드용으로 나온 ‘사천성(四川省)’의 방식이다. (1990년에 PC9801판으로도 나왔는데 ‘아이렘’이 이식을 맡았다)

1겹의 평면적인 패 배치와 짝을 맞출 때 연결선 이펙트가 뜨고, 패를 자동으로 찾아서 맞춰주는 도움 기능도 지원하는 걸 보면 본작은 거의 사천성 PC판에 가깝다. (원작에서는 도움 기능이 HELP로 표시된다)

그 때문에 게임 자체의 오리지날리티는 부족하지만, 게임 인터페이스가 좋아서 플레이가 쾌적하고, 돈 기능을 추가한 게 신의 한수라고 할 만큼 본작만의 개성을 부여했다.

처음 시작할 때 200냥을 가지고 시작해서, 시간은 10초에 10냥, 도움은 1개 30냥을 주고 사는데. 패를 맞출 때마다 1냥씩 늘어난다.

패 맞출 때마다 1냥씩 벌어서 언제 시간 사고, 언제 도움 사냐고 의문을 가질 수 있는데. 작중에서 쓰는 돈은 그걸로 보는 게 아니다.

‘돈 불리기’에 들어가서 일명 ‘돈 놓고 돈 먹기’를 통해 가진 돈을 배팅해서 주사위나 사다리 게임으로 불려야 한다.

주사위 게임 룰은 땡이 나오면 배팅한 돈의 6배. 사다리 게임은 1배, 3배, 5배까지 돈을 불려 준다.

물론, 이 주사위와 사다리 게임은 결과치가 랜덤으로 결정되는 관계로 문자 그대로 운이 좋아야 돈을 따게 되어 있다. 반대로 운이 나쁘면 가진 돈 다 탕진하고 알거지가 된다. (아예 ‘바보, 넌 이제 알거지잖아!’라는 COM 전용 대사까지 나올 정도다)

이게 게임 속의 게임 같은 느낌의 미니 게임으로서 자잘한 재미가 있어서 좋다.

결론은 추천작. 메인 게임은 사천성으로 원작의 규칙을 잘 구현했고, 인터페이스가 간편해서 플레이가 꽤 쾌적해서 게임할 맛이 나고, 주사위와 사다리 게임 등 돈 불리기 수단으로 들어간 미니 게임이 잔재미를 줘서 쉽게 질리지 않고 오래할 수 있는 퍼즐 게임이다.

여담이지만 소지할 수 있는 자금 한계는 99999냥으로 이 수치를 넘어가면 5000냥으로 자동 조정된다.

덧붙여 본작에서 COM의 대사가 은근히 자주 뜨는데 게임 플레이 내내 바보, 멍청이, 잘났어 정말, 열받네 이런 말 쓰다가, 게임 종료하면 ‘바른 말 고운 말을 씁시다!’라는 메시지가 떠서 태세전환이 기억에 남는다.


[DOS] 왕의 계곡 (1989) 2018년 컴퓨터학원시절 XT 게임




1989년에 포항 공대의 컴퓨터 동아리 PPUC에서 개발, 아프로만이 MS-DOS용으로 발매한 게임. 원제는 ‘왕의 계곡’인데, 베낀 원작의 제목인 ‘왕가의 계곡’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내용은 폭발 위험에 휩싸인 지구를 구하기 위해 지하의 각 방에 숨겨져 있는 영혼의 돌 ‘소울 스톤’을 찾아내 제거하는 이야기다.

본작은 발매 시기상 최초의 국산 IBM-PC 게임으로 알려져 있지만, 오리지날 게임이 아니고 1988년에 코나미에서 MSX용으로 만든 ‘왕가의 계곡 2 - 엘 기자의 봉인(王家の谷 エルギーザの封印.1988)’의 이미테이션 게임이다.

단순히 아이디어를 따온 수준이 아니라, 왕가의 계곡 2 게임 자체를 그대로 베껴서 만든 것이다.

당시 컴퓨터 잡지에서 애플용 게임으로 인기를 모은 왕가의 계곡을 IBM-PC용으로 새로 제작되어 판매했다고 소개하고 있지만, 이게 정식 라이센스를 받고 이식한 게 아니라 무단으로 만들어 판매한 것이기 때문에 지금 현재의 관점에서 보면 엄연히 해적판이다.

타이틀 화면에 카피라이트라고 써 붙인 것 자체가 코나미 관계자가 보면 뒷목 잡고 쓰러질 일이다.

원작이 MSX용 게임인데 본작은 IBM-PC 게임이라서 열화 버전으로 베낀 것이라 원작과 비교하기에는 많이 모자라다.

효과음은 있지만 배경 음악도 없고, 그래픽은 흑백만 지원한다. 정확히는, CGA 지원 게임으로 허큘리스 그래픽 카드에서는 SIMCGA를 먼저 실행해야 게임 구동이 가능하다.

게임 조작 키는 화살표 방향키 좌우 이동(숫자 방향키 4, 6). SPCAE BAR(점프/아이템 사용), F1(일시 정지), F2(일시 정지/주인공 아이콘 표시), F4(자폭)이다.

작중에 나오는 아이템은 칼, 곡괭이, 삽, 드릴 등 총 4종류고. 아이템을 장비한 상태에서는 점프를 할 수 없다.

원작에 있던 아이템 중에 ‘부메랑’, ‘망치’는 삭제됐고. 본래 땅파기 아이템인 ‘곡괭이’와 ‘삽’의 차이는 땅 파는 깊이의 약, 강 차이가 있는 것인데 본작에서는 그런 차이가 없이 그냥 동일한 깊이를 파게 설정되어 있다. 그냥 스킨만 다를 뿐이다.

적으로 나오는 ‘미라’도 원작에서는 두 종류였는데 본작에서는 1종류로 축소됐다. 본래 흰색 미라는 전진만 하고, 노란색 미라는 사다리를 타고 오르내리는 특징이 있는데 본작에서는 그냥 처음부터 사다리 타기 기능을 가진 미라 한 마리로 통일되어 나온다.

미라 이외에 원작에 나온 적인 ‘스핑크스’, ‘골렘’은 아예 나오지 않는다.

게임 기본 룰은 원작과 동일해서 스테이지 곳곳에 있는 소울 스톤을 전부 입수한 뒤. 문을 찾아서 들어가는 방식이다.

원작 왕가의 계곡 2와 같이 스테이지 에디트 기능을 지원하고, 원작의 맵 디자인/스테이지 수를 그대로 베낀 관계로 총 60스테이지까지 있다.

에디트 모드에서의 사용키는 화살표 방향키로 상하좌우로 움직이고, SPACE BAR는 삭제, F1키는 생성, F2키는 생성(고정), F3키/F4키는 아이콘 변경(전/후 변경), ESC키(에디트 메뉴로 돌아가기)다.

생성 고정은 예를 들어 벽돌 타일 하나를 찍을 때, F1키를 누르면 누를 때마다 벽돌이 1개 생기고 끝인데. F2키를 누르면 누른 시점에서 커서를 움직일 때 그 방향을 따라 벽돌이 쭉 이어져 생겨나는 방식이다.

스테이지별로 스크롤이 바뀔 때 나오는 화면 기준으로 키보드 알파벳 순서로 화면을 바꾸는 건 가능하다. (에디트 모드 내에서는 시크릿 룸이라고 표기된다)

단, 세이브/로드가 원작에서는 패스워드를 지원했던 반면. 본작에서는 그냥 타이틀 화면에서 ‘스테이지 로드’를 고르고 스테이지 숫자만 입력하면 바로 이어서 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원작은 최종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면 엔딩이 나오지만, 본작은 엔딩까지는 구현하지 못해서 아무 것도 안 나온다.

결론은 미묘. 코나미의 왕계의 계곡 2에서 아이디어만 따온 게 아니라 게임 자체를 그대로 베낀 이미테이션 게임이라서 온전한 게임으로 취급할 수 없는데다가, 베껴서 만든 것도 원작의 열화판이라 게임성도 떨어져 독창성, 완성도 모두 부족하지만.. 한국 최초의 IBM-PC 게임이라는 타이틀을 선점했고, 당시 PC 유저들에게 있어서 왕가의 계곡 MSX판의 대체재 역할을 어느 정도 해서 해적판인데도 불구하고 존재감이 있는 게임이다.

여담이지만 본작을 유통한 ‘아프로만’은 1987년에 APPLE용으로 나온 남인환의 ‘신검의 전설’을 유통했다. 신검의 전설은 한국 최초의 APPLE 게임이었고, 본작은 왕의 계곡은 한국 최초의 IBM-PC 게임으로 한국 게임사에 이름을 남겼다.


[DOS] 아랑전설 3 v3.0 (1995) 2018년 PC통신시절 공개 게임





1995년에 INDRA 유저가 MS-DOS용으로 만든 텍스트 어드벤처 게임.

내용은 SNK에서 1995년에 만든 아랑전설 시리즈의 3번째 작품 ‘아랑전설 3’를 텍스트 어드벤처 게임으로 만든 것이다.

본작은 ‘Screen Adventure Books’라는 프로그램으로 만든 작품으로 엔딩 이후에 나오는 개발 후기 때 개발자가 연습 삼아 만든 것이란 멘트가 나온다.

‘테리 보가드’를 주인공으로 삼아 ‘밥 윌슨 < 블루 마리 < 프랑코 배쉬 < 히가시 죠 < 시라누이 마이 < 야마자키 류지(1차전) < 기스 하워드 < 망월 쌍각(모치즈키 소가쿠) < 앤디 보가드 < 홍푸 < 야마자키 류지(2차전) < 진숭수 < 진숭뢰(진 엔딩 루트)’ 순서로 싸운다.

야마자키 류지를 쫓는 홍푸, 연인 관계인 시라누이 마이와 앤디 보가드, 아버지의 원수인 기스 하워드 등등. 캐릭터 관계는 원작 설정을 그대로 차용하고 있지만 본작 자체가 장르가 대전 액션 게임이 아니라 어드벤처 게임으로 선택지를 골라서 진행하는 관계로 극 전개의 대부분은 오리지날 창작이다.

잘못된 선택을 하면 바로 패배하고 게임 오버 당하는 게 기본인데. 게임 오버 메시지가 그냥 패배한 것만 나오는 게 아니라 테리가 불구가 되거나, 상어밥이 되는가 하면, 선박장에 시체가 되어 떠오르거나, 낙향해서 농사를 짓는 것까지 나와서 테리 보가드 자체가 뭔가 좀 사망전대 캐릭터처럼 묘사되고 있다.

아랑전설 원작 팬이라면 뒷목 잡고 쓰러지거나, 혹은 배를 부여잡고 웃을 수 있으리라 본다.

선택지는 공격/방어/회피/필살기 등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텍스트 어드벤처 게임이라 모든 선택지가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정답을 외우면 장땡이다.

패턴이 아니라 정답을 외우는 것이라 난이도는 매우 낮다.

타이틀 화면에 ‘게임 계속 하기’라는 메뉴가 있어서 컨티뉴 같이 보이지만, 실제로는 세이브/로드 기능이 없어서 게임 오버 당하면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한다.

그래도 앞서 말한 듯 정답을 외우면 끝이라 처음부터 다시 해도 미리 아는 답안만 고르면 빠르게 진행할 수 있다.

야마자키 류지, 시라누이 마이, 히가시 죠 등등. 일본 출신의 다른 캐릭터들은 다 본래 이름으로 멀쩡하게 나오는 반면. 아랑전설 3의 신 캐릭터인 퇴마승인 ‘모치즈키 소가쿠’만 ‘망월 쌍각’이라는 이름으로 나오는 게 좀 생뚱맞게 다가올 수 있는데, 이게 본작이 국내 게임 잡지에 처음 소개됐을 때 모치즈키 소가쿠의 한역인 망월 쌍각으로 이름표기를 해서 그렇게 된 것이다.

아랑전설 3 원작과 같이 멀티 엔딩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는데, 개발 후기에 엔딩이 총 3가지가 있다고 나오지만 그 내용은 원작과 좀 다르고 버그인지, 아니면 만들다가 말았던 건지 몰라도 엔딩 메시지만 뜰 뿐. 엔딩 화면 출력이 안 된다.

예를 들어 야마자키 류지와의 첫 번째 대결 때 ‘스핀 킥’을 사용하면 패배하여 야마자키 류지가 비전서를 차지하는 배드 엔딩이 뜨는데. 분명 엔딩 메시지(End, Part 055)가 뜨는데도 불구하고 갑자기 기스 타워에 돌입하는 씬이 반복해서 뜬다.

본래 기스 타워 돌입이 다른 엔딩 루트라서, 아무래도 텍스트 출력 설정을 잘못한 것 같다.

다른 엔딩은 노멀 엔딩, 진 엔딩이 있는데. 전자의 경우 야먀자키 류지와의 대결 때 ‘번너클’ 사용 루트로 가서 클리어하면 나오고, 후자의 경우 ‘파워 웨이브’ 사용 루트로 가서 클리어하면 진숭수/진숭뢰가 등장한다.

문제는 진 엔딩 루트 때 최종 보스전인 VS 진숭뢰 때 ‘파워 봄버’를 사용해 대전에서 승리해도 다음으로 넘어가지 않고 계속 같은 텍스트가 출력된다는 거다.

엔딩이 3개는 맞지만 그 중 2개의 마무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1개만 엔딩까지 멀쩡하게 나오는 상황이다. 그게 이왕이면 진 엔딩이었으면 좋았을 텐데 노멀 엔딩이라서 좀 애매하다.

결론은 미묘. 아무리 전용 게임 툴로 만든 연습용 게임이라고는 해도 완성하고 나서 테스트 플레이를 제대로 하지 않은 듯, 3가지 엔딩 중 2가지 엔딩에서 진행 불가능한 버그가 있고, 오리지날 극 전개 내용이 지금 현재의 관점에서 보면 다소 유치해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손발이 오그라들게 만들지만.. 캐릭터 관계와 비전서를 찾는 내용 및 중간 보스(야마자키 류지), 최종 보스(진숭수/진숭뢰 형제), 멀티 엔딩 등의 주요 설정에서 원작을 반영하고 있어서 나름대로 신경 쓴 흔적이 보이고. 결과물이 썩 좋다고 할 수는 없어도 대전 액션 게임 원작의 텍스트 어드벤처 게임이란 시도 자체는 특이한 구석이 있는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원작 아랑전설 3는 1995년에 아케이드, 네오지오용으로 출시된 이후, 1996년에 세가 세턴과 윈도우용으로 이식되어 컴퓨터에서도 할 수 있었다.


[DOS] 사무라이 쇼다운 - 텍스트 모드 (1993) 2018년 PC통신시절 공개 게임





1993년에 ‘L.T.J’ 유저가 MS-DOS용으로 만든 텍스트 대전 공개 게임.

내용은 일본 SNK의 대전 액션 게임 ‘사무라이 쇼다운’을 PC용 텍스트 버전으로 만든 것이다.

텍스트 게임이지만 XT는 지원하지 않고, AT(286), 386, 486을 지원한다.

타이틀 화면이 따로 없어서 언제 개발됐는지 표시가 되어 있지 않지만, 파일 생성 날짜를 보면 1993년으로 기록되어 있고, 원작 ‘사무라이 쇼다운’ 1탄이 1993년에 아케이드용으로 발매한 걸 생각해 보면 딱 그 시기에 맞춰 만들었다는 걸 알 수 있다. (사무라이 쇼다운 1이 1993년에 나왔으니 그 이전에 본작이 만들어졌을 리는 없다)

486까지 지원하는 만큼, 컴퓨터 학원 시대의 게임이라기 보다는 가정용 컴퓨터 시대의 게임이고. 정확히는, 당시 인터넷 통신에 올라온 공개 게임이라고 볼 수 있다.

플레이어 셀렉트 캐릭터는 ‘하오마루’, ‘다치바나 유쿄’, ‘핫도리 한조’, ‘샤를롯트’ 등 총 4명이다.

게임 사용키는 키보드 숫자 키와 SPACE바만 사용한다.

화면 상단의 노란색 게이지가 체력, 제한 시간도 따로 있어서 기본적인 룰은 대전 액션 게임 방식을 그대로 따라간다.

1인용 게임으로 1P VS COM 대결만 지원하며, 게임이 시작되면 숫자 키를 눌러 커맨드를 선택해 싸우는 방식이다.

커맨드 선택이 늦으면 우물쭈물하는 사이에 공격을 당했다는 메시지가 뜨면서 데미지를 입는다.

선택 가능한 커맨드는 1.걷기, 2.점프, 3.베기, 4.발 공격, 5.던지기, 6.뛰기, 7.필살기, 8.방어 등등 총 8가지가 있다.

각각의 커맨드를 선택하면 또 몇 개의 하위 커맨드로 나눠진다. (예를 들어 ‘베기’를 고르면 상단, 하단 < 약 베기, 강 베기의 선택지가 추가로 뜬다)

잘못된 커맨드를 선택하면 공격에 실패하거나, 적의 공격에 당해서 데미지를 입고. 올바른 선택을 하면 반대로 공격에 성공하는데.. 사실 이 커맨드 선택에 따른 결과치가 이미 정해져 있어서 그것만 외우면 장땡이다.

커맨드 중 필살기는, 원작 게임의 커맨드 입력 기술인데. 키보드 숫자 방향키를 연속으로 눌러서 사용해야 한다. 당연하지만 입력 제한 시간이 있다.

사운드 지원은 전혀 안 하는데. 화면 우측에 VOCIE라고 써있는 창 아래 심판, 1P, COM의 목록이 뜨고. 게임 플레이에 따라서 텍스트가 뜬다.

그 텍스트가 본의 아니게 웃음 벨 역할을 하게 됐는데. 일반적인 대사를 써 놓은 게 아니라. 게임상에 나온 음성을 일본어 발음 그대로 옮겨 놓은 것부터 시작해 의성어와 의태어를 소리 나는 대로 적어 놓아서 웃음을 준다.

사실 객관적인 시각으로 보면 본작은 평생 이불ㅋ틱 확정으로 개발자의 흑역사가 될 수도 있으나, 본작이 나온 9ㄴ0녀대 초는 에뮬레이터가 나오기 전이고. 한국 가정용 콘솔로 네오지오가 보급되기는커녕 정식 출시되지도 못했기 때문에 오락실에 가는 것 말고는 사무라이 쇼다운을 접할 수 없기에 이렇게 텍스트 게임으로 구현한 것이라서 옛날 사람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알 수 있는 게임적 사료의 기능을 하게 됐다.

결론은 미묘. 대전 액션 게임의 텍스트 버전으로 아마추어 공개 게임이기 때문에 볼륨이 작고, 결과치가 이미 정해져 있어서 패턴만 외우면 반복해서 게임하는 의미가 없어져 공개 게임의 한계가 커서 사실 재미와 완성도는 논할 단계조차 이르지 못한 수준이지만.. 90년대 초 한국 게임 시장의 시대상을 볼 수 있는 것 중 하나로서의 존재 의의가 있는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원작 사무라이 쇼다운의 후속작인 사무라이 쇼다운 2(원제: 진 사무라이 스피리츠 하오마루 지옥변)은 1994년에 출시됐는데, 1996년에 윈도우 95용으로 이식되어 가정용 컴퓨터에서도 플레이할 수 있게 됐다.


[DOS] 고도리 (1988) 2018년 컴퓨터학원시절 XT 게임




1988년에 전남 대학교에서 ‘김홍기’ 개발자가 MS-DOS용으로 만든 카드 게임. 원제는 ‘고도리’인데 XT 시절에는 ‘고스톱’이란 제목으로도 잘 알려졌다.

내용은 화투의 방식 중 하나인 고도리를 하는 것이다.

본작은 ‘찬우’ 개발자가 만든 고도리(1991)보다 3년 먼저 나온 작품이고, 나온 시기가 1988년이란 생각해 보면 한국 PC 게임의 초창기 정도가 아니라 거의 태초로 거슬러 올라간 수준이라 시조 세대에 가까운 게임이다.

컬러는 지원하지 않고 흑백만 지원하는데 그중에서도 CGV가 아니라 허큘리스만 지원하고 있다.

허큘리스 전용 게임이지만 글자 폰트가 큼직큼직하고, 패 디자인도 비교적 또렷한 편이라서 알아보기 쉽다.

연대상으로 보면 90년대 컴퓨터 학원 시대보다 더 이전. 정확히, 16비트 XT 컴퓨터를 가정용으로 사용한 세대에게 더 친숙한 게임이다.

80년대 당시 유일무이한 컴퓨터용 고도리 게임이었기 때문에 그 당시 컴퓨터로 고도리를 한 사람은 이 게임으로 입문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초기 게임이기 때문에 1인용 지원이라서 COM과의 일 대 일 대결만 할 수 있다.

게임 조작 키는 키보드 숫자 0~9를 사용하며, 카드 선택 및 배팅 결정, 고/스톱 유무까지 전부 숫자 키로 선택이 가능하다.

코인은 점수로 표기되는데 시작할 때 주어지는 점수는 400점이고, 고도리 시작 전에 배팅을 할 수 있는데 한 번에 최대 10점씩 걸 수 있다.

점수 계산 방식에 오광, 사광, 삼광, 비삼광, 고도리, 초단, 청단, 홍단, 총통, 2피(쌍피) 등이 있는데 배팅 점수를 2배로 늘려주는 피박은 없다.

하지만 기본 배팅이 곱빼기로 들어가고 고/스톱 선택 때 고를 고르면 여기서 또 따로 곱빼기가 들어가 플레이 도중에 딴 점수를 몇 배로 불려주기 때문에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다.

패 3장이 겹쳤을 때 ‘빡!’ 표시가 뜨고, 그걸 또 4번째 패로 먹으면 ‘삼장쓰리’라는 표시가 뜨는 게 찰진 맛이 있다. 고도리(1991)에는 지원하지 않은 본작 만의 이펙트다.

2장의 패가 겹쳐 있는 걸 먹을 때 위와 아래 패중 하나를 고를 수도 있다.

효과음은 패를 놓을 때 뚝뚝-소리 이외에 빡!이 될 때의 뚝-소리 점수 올라갈 때 나는 두루루-소리와 승리, 패배 때의 전용 멜로디가 나와서 생각보다 다양한 편이다.

그래픽은 아무래도 컬러를 지원하는 고도리(1991)이 더 좋지만, 사운드는 오히려 본작이 더 낫다.

결론은 추천작! 80년대 말에 나온 게임이라서 한국 PC 게임의 초창기보다 더 이전의 태초 내지는 시조로 볼 만한 게임으로, 그래픽 지원이 허큘리스 전용이지만 글자 폰트 큼직하고 패 디자인이 또렷해서 알아보기 쉽고, 이펙트, 효과음에 찰진 맛이 있어서, 비록 멀티 플레이를 지원하지 않아도 1인용으로 혼자 해도 재미있는 게임이다.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 (Spider-Man: Into the Spider-Verse.2018) 2018년 개봉 영화




2018년에 소니 픽쳐스 애니메이션에서 ‘밥 퍼시케티’, ‘피터 램지’, ‘로드니 로스맨’ 감독이 만든 스파이더맨 극장판 애니메이션.

내용은 뉴욕 브루클린에 사는 10대 소년 ‘마일스 모랄레스’는 경찰관인 아버지 때문에 엘리트 학교로 전학을 가서 좀처럼 적응하지 못하고 삼촌인 ‘에렌’에게만 속을 터놓고 지내던 중 우연히 방사능 거미에 물려 스파이더맨 능력을 가지게 됐는데. 갑자기 생긴 초능력에 고민하던 중, 악당 ‘킹핀’ 일당과 싸우던 스파이더맨 ‘피터 파커’를 만나고. 차원변이장치 소동에 휘말려 5개의 차원이 마일스가 사는 차원에 연결되어 ‘스파이더맨 피커 B 파커’, ‘스파이더 우먼 그웬’, ‘스파이더맨 누아르’, ‘스파이더 햄 피터 포커, ‘SP/Dr 페니 파커' 등등. 다섯 명의 스파이더맨이 한자리에 모여 마일스를 포함한 여섯 명의 스파이더맨이 팀으로 뭉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본작은 이전에 나온 샘 레이미 감독의 스파이더맨,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스파이더맨: 홈커밍 같은 실사 영화는 물론이고 TV로 방영되었던 스파이더맨 애니메이션 시리즈와 연관이 없는 독립적인 작품이자 새 시리즈다.

마블 코믹스 원작 만화에서는 얼티밋 세계관에 등장한 2세대 스파이더맨 ‘마일스 모랄레스’를 중심으로 한 이야기다.

마일스가 1세대 스파이더맨 피터 파커에게 사건 해결 부탁을 받고 그의 죽음을 목격한 후, 다른 차원의 스파이더맨들과 만난 뒤 여러 가지 사건 사고를 겪으면서 정신적으로 성장하고 차세대 스파이더맨으로 각성하여 대활약하는 이야기로 요약할 수 있다.

주요 캐릭터 설정과 내용이 원작과 살짝 달라지긴 했지만, 극장판에 맞게 적절하게 각색이 되었기 때문에 본편 스토리가 매우 자연스럽게 흘러간다.

피터 파커처럼 평범한 삶을 살아오다가 어느날 갑자기 초능력을 얻었고, 소중한 사람을 잃은 경험을 하며 이후 정신적 성장을 하여 각성하게 되는데. 그 과정이나 스타일이 피터 파커의 그것과는 또 다른 느낌이라서 꽤 신선하게 다가온다.

10대 청소년으로서 본인이 하고 싶은 것과 부모님이 강요하는 진로 사이에 고민을 하고, 초능력을 얻은 뒤에는 마냥 신나하며 그 힘에 취하는 게 아니라, 제어할 수 없는 힘을 걱정하고 악당들의 타겟이 된 걸 불안해하면서 정의를 위해 싸울 의지는 있는데 능력이 부족해 팀에 기여를 하지 못해 고뇌하는 것 등등. 소시민적으로 묘사되기 때문에 캐릭터가 가진 이야기에 공감이 잘 되어 몰입도가 높다.

거기다 마일스가 주인공으로서 스토리의 중심에 있기는 하나, 마일스의 이야기만 나오는 게 아니고 다른 차원의 스파이더맨이 모이면서 본편 스토리 자체의 볼륨을 키운다.

특히 완폐아로 묘사되는 중년 스파이더맨 피터 B 파커가 마일스의 스승이자 멘토 포지션으로 나와서 좋은 캐미를 이룬다.

히로인보다는 같은 스파이더맨이자 이성 친구 포지션인 스파이더 우먼 그웬도 첫 등장 때 인상적인 활약을 한다.

스파이더맨 느와르, 스파이더맨 햄, SP/Dr은 3명이 세트로 묶여 나와서 앞의 세 명(마일스, 피터 B 파커, 그웬)에 비해서 스포라이트는 적게 받지만, 각자 1인분의 밥값은 충분히 할 정도로 활약을 하다.

스파이더맨 느와르는 1930년대 느와르 코믹스풍, 스파이더맨 햄은 1980년대 루니툰 풍, SP/Dr은 일본 애니메이션풍으로 나와서 캐릭터별 디자인은 물론이고 작화 스타일 자체가 완전 다르게 묘사되고 있어 눈에 확 띈다.

쉽게 말하자면 마일스, 피터 B 파커, 그웬은 딱 미국 현대 코믹스풍으로 그려지는데. 느와르, 햄, SP/Dr은 각각의 코믹스, 애니메이션 스타일로 디자인된 상태 그대로 등장한다는 말이다.

기본 바탕은 미국 현대 코믹스풍으로 그려지는데, 이게 단순히 코믹스 스타일을 따라간다. 수준이 아니라 진짜 종이책으로 나온 슈퍼 히어로 코믹스 아트윅 스타일로 연출을 해서 시선을 잡아끈다.

캐릭터 나레이션 독백 때 말풍선에 텍스트 대사가 적힌 게 나오거나, 피격 씬 때 효과음 텍스트 이펙트가 나오는 것 등이 꽤 신선하다.

데드풀처럼 극중 캐릭터의 제 4의 벽을 넘어서서 대사를 치지는 않지만, 보는 관객으로 하여금 제 4의 벽을 넘나드는 듯한 느낌을 줘서 매우 좋다.

액션은 마블과 DC를 포함해서 슈퍼 히어로 애니메이션 역대 최고 수준이다.

화려하고 박력이 넘치며 빠른 속도감이 더해져 완전 액션의 롤러코스터에 탑승한 느낌인데 이게 정확히 스파이더맨 특유의 스파이더 웹을 사용한 활강 액션의 정점을 찍은 것이라서 스파이더맨 다운 액션의 끝판왕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스파이더맨: 홈커밍(2017)에서 액션 부분은 불완전연소였는데, 본작은 액션의 만족도가 120%다.

‘그린 고블린’, ‘스콜피온’, ‘프라울러’, ‘닥터 옥토퍼스’ 등등. 기존의 악당들이 본작에서 디자인과 설정이 완전 재구성되어 등장한 게 기억에 남고. 메인 빌런 ‘킹핀’도 무자비한 악당임과 동시에 비극적인 과거를 가진 캐릭터로 묘사되어 드라마성을 충분히 갖추고 있어서 강렬한 인상을 준다.

결론은 추천작. 캐릭터 설정이 오리지날 스파이더맨과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10대 청소년 슈퍼 히어로란 컨셉을 잘 살려서 공감대를 형성하고 한편의 성장 드라마를 이끌어내 2세대 스파이더맨의 이야기로서 세대교체를 훌륭하게 이루어냈고, 다른 차원의 스파이더맨이 한자리에 모여 팀으로 뭉쳐 싸운다는 설정과 극 전개가 흥미진진하며, 슈퍼 히어로 만화책 스타일의 연출이 신선하게 다가오는 한편. 화려함+박력+속도감의 3박자를 고루 갖춘 액션이 스파이더맨 스타일의 액션에 정점을 찍어서 환상적인 비주얼을 펼쳐서, 스토리+비주얼+재미+완성도까지 모든 걸 다 갖춘 우주명작이다.

2018년에 개봉한 극장판 애니메이션 중에 단연 최고라고 손에 꼽을 만 하다. ‘인크레데블 2’는 당연히 비교할 수준조차 안 되고, 한국에서는 내년 2019년 1월 개봉 예정인 ‘주먹왕 랄프 2’가 어떤 결과물로 나올지 모르겠지만 지금 현재로선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가 지존이다.

진짜 세상일은 알 수 없다는 게 실감나는 것이, 2017년에 소니 픽처스 애니메이션에서 ‘이모티: 더 무비(2017)’를 만들어서 애니메이션 영화 최초로 골든 라즈베리 시상식에서 최악의 영화상, 최악의 스크린 콤보, 최악의 각본, 최악의 감독상 등 4개 분야를 싹쓸이해서 4관왕에 올라서 대형 스튜디오 제작 극장판 애니메이션 사상 최악의 영화 소리를 들었는데.. 그로부터 불과 1년 만에 이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2018) 같은 명작을 만들었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

여담이지만 본작에는 故 스탠 리가 애니메이션 캐릭터로서 작중에 카메오 출현한다. 스탠 리의 카메오 출현 유작이 되어 영화 말미에 추모 메시지가 뜬다.

덧붙여 엔딩 롤 1차, 2차가 전부 올라간 다음 맨 마지막에 스파이더맨 밈 관련 개그 쿠키 영상이 나오니 꼭 보고 나오길 바란다.


신본 얼레이(Shibone Alley.1970) 2018년 애니메이션




1970년에 ‘존 데이비스 윌슨’ 감독이 동명의 뮤지컬을 원작으로 삼아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작품. 원작은 1954년에 발매한 레코드 앨범으로 시작해 1957년에 나온 ‘조 다리온’과 ‘멜 브룩스’의 저서이자, 조 다리온이 가사를 맡고 ‘조지 클라인싱거’가 노래를 부른 브로드웨이 뮤지컬 음악으로 연대상 최초의 브로드웨이 쇼 중에 하나인 ‘신본 얼레이’다.

내용은 미국 뉴욕에서 강물에 몸을 던져 자살한 신문 기기자 ‘아치’가 바퀴벌레로 환생해 타자기를 사용해 시 쓰는 법을 배워 새로운 삶을 살게 됐는데, 뒷골목에 모인 고양이들을 관중 삼아 노래를 부르는 암코양이 ‘미헤타블’에게 매료되어 둘이 친구가 되어 여행을 떠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본작에 나오는 주인공인 바퀴벌레 ‘야치’와 뒷골목 암코양이 ‘미헤타블’은 본래 1916년 뉴욕에서 발간했던 ‘더 이브닝 선’ 신문의 칼럼니스트 ‘돈 마르퀴스’가 만든 캐릭터로, 마르퀴스의 데일리 칼럼 ‘더 선 디얼’과 단편 소설에 등장해 1910~1920년대의 도시에서 일상생활을 풍자하는 모험을 하게 됐는데, 1950년대에 들어서 음악 버전이 등장해 신본 얼레이의 베이스가 되었다고 한다.

본편 스토리를 총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암코양이 ‘미헤타블’은 숫고양이 ‘빅 빌’에게 구애를 받고, 바퀴벌레 ‘아치’를 매료시켜 친구가 됐는데.. 뒷골목 고양이로 살지 말라는 아치의 설득으로 함께 여행을 떠났다가, 극장을 운영하는 고양이 ‘타이론 T 태터솔’를 만나서 그가 자신을 스타로 만들어주겠다는 말에 넘어갔지만 아무 것도 되는 일이 없어서 결국 빅 빌 품으로 돌아가 새끼를 낳았으나, 빅 빌은 아이들에게 무관심해서 미헤타블이 부잣집을 찾아가 자신을 포함해 새끼까지 전원 셀프 입양시키고 함께 돌아가자는 아치의 청을 거부한 뒤. 아치는 술에 취해 살다가 절망하게 됐는데.. 옛날이 그리워진 미헤타블이 부잣집에서 혼자 빠져나와 뒷골목으로 돌아가 다시 노래하고 춤을 춰서, 그 모습을 본 아치가 그게 그녀(미헤타블)의 진실 된 모습이란 걸 깨닫고 현실을 받아들인다.

이렇게 스토리를 정리하면 멀쩡하게 보이지만, 실제로는 스토리 자체에 집중한 게 아니라 노래와 춤의 뮤지컬에 집중하고 있어서 극 전개가 거의 의식의 흐름으로 봐야 할 정도로 즉흥적이다.

거기다 연출 자체도 좋게 말하면 예술, 안 좋게 말하면 난해한 것들이 너무 많이 나와서, 뮤지컬로서의 노래와 춤으로도 그건 커버할 수 없다.

그게 심해지는 구간은 아치가 타자기로 시를 쓸 때다. 시의 내용하고도 상관이 없는 이상한 화면과 실사 사진, 배경을 미친 듯이 쑤셔 넣고 있다.

주요 캐릭터가 동물/벌레 캐릭터라서 체감이 안 될 수도 있는데. 요염하게 디자인되어 색기를 풀풀 풍기는 미헤타블과 후반부에 술에 취한 아치 앞에 나타난 무당벌레 창녀들의 묘사는 좀 선정적이라서 전 연령가로 보기는 좀 어렵다.

작품의 등급이 성인 등급은 아니지만, 성인 관객을 대상으로 한 애니메이션에 가깝다.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됐는데도 불구하고, 애니메이션 그 자체보다는 뮤지컬에 더 집중한 작품이라서 뮤지컬 요소가 부가적으로 들어간 디즈니 애니메이션과는 정반대 노선이라고 할 수 있다.

단, 뮤지컬의 관점에서 보면 작중에 나오는 춤과 노래 자체의 퀼리티는 무난한 편이다. 앞서 말했듯 뮤지컬에 집중한 작품이라서 주요 캐릭터가 전부 짧은 음악 파트를 하나씩 가지고 있고. 캐릭터 간의 대화를 노래처럼 묘사하는 경우도 있어서 연극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비주얼은 배경은 스케치에 가까운 느낌으로 간결하게 그려 넣고 비, 눈 같은 이펙트가 나올 때를 제외하면 정지된 컷으로 나오는 반면. 캐릭터 자체는 자연스럽고, 뮤지컬 컨셉에 맞게 춤과 노래 스킬을 기본 장착하고 있어서 역동적으로 묘사된다.

결론은 미묘. 본편 스토리 자체는 정리해서 보면 멀쩡하지만 실제로는 뮤지컬에 집중하느라 스토리를 내쳤고, 난해한 연출이 들어가서 용 이해가 어려운 구간이 있어서 예술로 포장할 수 없는 수준이라 애니메이션으로서의 완성도에는 좀 의문이 들지만.. 뮤지컬로서의 춤과 노래 퀼리티는 무난한 편이고, 뮤지컬 요소에 집중한 것 자체가 본작만의 개성으로 이어졌기 때문에 그게 꼭 나쁜 것만은 아니라서 자기 색이 뚜렷하고 독특한 풍미가 있는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본작의 여주인공 미헤타블은 영문 이름이 ‘mehtable’로 표기하는데, 구약 성서 창세기 36장에 나오는 동명의 인물은 ‘므헤다벨’이라고 부른다. (에돔의 왕 하달의 아내이자 마드렛의 딸이며 메세함의 손녀라고 나온다)


사왕일후 (四王一后.1973) 홍콩 영화




1973년에 이탈리아, 홍콩 합작으로 쇼 브라더스에서 ‘비토 알베르티니’ 감독이 만든 액션 영화. 홍콩판 제목은 사왕일후. 이탈리어판 제목은 Che botte strippo strappo stroppio. 영문판 제목은 ‘슈퍼맨 어게이니스트 더 오리엔트(Orient Against the Orient)’다. (이탈리아에서는 1973년, 홍콩에서는 1974년에 개봉했다)

내용은 FBI 요원 ‘로버트 윌러스’가 태국 방콕에서 마약 밀매 현장을 급습했다가 악당들에게 제압당해 붙잡힌 요원을 포함해 총 여섯 명의 미국인을 찾아내 구출하라는 명령을 받아 그 임무를 수행하던 중. 홍콩까지 가게 됐는데 거기서 ‘맥스’, ‘제리’, ‘수지’ 등의 새로운 친구들과 알게 되고 ‘탕 사부’와 인연을 맺어 그에게 쿵푸를 배우고 FBI에서 특수 제작된 슈트를 입고서 사건을 해결하는 이야기다.

본작은 쇼 브라더스 영화라서 오리지날 작품인 것 같지만 실제로는 1967년에 ‘지안프랑코 파롤리니’ 감독이 만든 이탈리아 슈퍼 히어로 영화인 ‘쓰리 판타스틱 슈퍼맨(Three Fantastic Supermen - 이탈리어판 원제: I fantastici tre supermen)의 후속작으로, 정확히 쓰리 판타스틱 슈퍼맨 시리즈의 네 번째 작품이다. (시리즈 2탄은 일본 도쿄의 3명의 슈퍼맨, 시리즈 3탄은 아프리카 정글의 슈퍼맨, 시리즈 5탄이 미국 서부의 3명의 슈퍼맨이다)

일단 이탈리아판 슈퍼맨 시리즈라고 해도 본작에서는 실제로 슈퍼 파워를 구사하는 초능력 히어로가 나오는 것은 아니고. 배경이 홍콩인 만큼 쿵푸 사용에 포커스를 맞췄으며, 슈퍼맨이라고 자칭하는 건 새빨간 타이즈를 입고 나오는데 그게 특별한 슈트라서 그렇다.

도검불침 및 방탄 효과가 있어서 칼과 총이 통하지 않아서 쿵푸로 시비 걸다가 상대가 안 되니 비겁하게 총 들고 오는 악당들을 때려잡는 결전 병기로 사용한다.

홍콩판 제목인 사왕일후에서 사왕은 남자 넷, 일후는 여자 한 명으로 총 다섯 명이나 되는 주인공 일행이 빨간 타이즈 차림으로 쿵푸 액션을 펼치는 게 작중 하이라이트 씬인데. 슈트 디자인부터 시작해 방탄 연출이 되게 유치하고 조잡해서 실소를 자아내게 하지만, 쿵푸 액션 자체는 생각보다 괜찮은 편이다. 명색이 쇼 브라더스 영화라서 기본 가닥이 있다.

흥미로운 건 사실 본편 내용이 아니라, 본편의 제작 비화인데. 본작에서 무술 감독 겸 엑스트라로 출현한 배우가 바로 ‘성룡’이란 사실이다.

근데 본작이 나올 당시에는 성룡이 ‘조수괴초(1971)’의 주인공으로 나왔다고는 해도 인지도가 낮은 편이라 ‘정무문(1972)’, ‘용쟁호투(1973)’ 같은 이소룡 영화의 엑스트라로 출현할 당시라서 본작에서도 엑스트라로 나오는데 진짜 문자 그대로 배경 인물 수준이라 단역이나 카메오조차 안 돼서 육안으로 식별하기 어려울 정도다.

‘원표’도 엑스트라로 출현하는데 그래도 이쪽은 악당 보스의 졸개들 중 하나로 나와서, 홍콩 상점가에서 로버트를 공구리칠 때 그에게 양발 날아차기(거의 드롭킥 수준)를 날리며 한 순간이지만 확 눈에 띈다.

본작은 이탈리아, 홍콩 합작에 홍콩이 주요 무대인만큼. 홍콩인이 주역으로 등장하는데, 작중 쿵푸 사범으로 나오는 배우가 ‘나열’이다. 60년대부터 왕성한 활동을 시작해 수백 편의 영화에 출현하면서 악당 배역으로 특히 유명해 한 시대를 풍미한 배우인데 당시에는 성룡보다 인지도가 더 높았다.

본편 줄거리는 실종된 미국인을 찾는 이야기인데 정작 본편 스토리는 미국인을 찾는 게 아니라, 로버트와 친구들이 홍콩에 가서 쿵푸를 배우고, 쿵푸 쓰는 악당들을 물리치는 것과 로버트의 상관이 숨기고 있는 돈을 빼돌리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미국인 찾기는 단순히 악당들 물리친 다음에 구출하는 걸로 퉁-치고 넘어가서 인질 구출 과정이 없이 결과만 나오는 수준이다.

잡혀 있는 인질들 포박 상태가 좀 황당해서 기억에 남는다. 보통은 밧줄에 묶이거나, 쇠창살 감옥에 갇혀 있는 묘사가 나올 텐데, 본작에서는 인질 여섯 명을 일렬로 눕혀놓고 길다란 나무칼 형틀을 내려서 여럿의 목을 한 번에 눌러 잠가버린 것으로 나온다.

본작은 코미디 영화로서의 성격도 강해서 시도 때도 없이 개그를 하는데. 당시 기준으로 관객들에게 통한 것 같지만 객관적으로는 좀 개그 욕심이 과하고 유치한 장면이 많아 평론가들한테는 혹평을 받았었다.

맨발로 철사장 수행을 하다가 붕대 감고 엉덩이로 땅바닥을 기어가는 것부터 시작해, 쿵푸 검술을 배워서 장검으로 페페로니 소시지를 썰어 버리고, 로버트의 상관이 가진 취미가 화장실 변기가 딸린 자기 사무실 안에서 바지 내리고 변기에 앉은 채 바이올린을 켜는 것이라거나, 빨간 타이즈 입은 것도 모자라 얼굴까지 타이즈를 치켜세워 마스크처럼 쓴 채 오두방정을 다 떨며 방탄 효과를 뽐내는 장면까지 보고 있노라면 의식이 안드로메다 저편으로 사라지는 것만 같다.

결론은 미묘. 줄거리와 본편 스토리가 맞지 않고, 서양인의 동양 쿵푸 체험기 정도로 요약 가능한 내용에 쿵푸 액션은 보통 수준이지만 빨간 타이즈/검은 팬티의 쓰리 슈퍼맨 복장이 너무 조잡하고, 유치한 개그를 남발해서 작품 자체의 완성도는 다소 떨어지는 편인데. 그 이상한 점들이 컬트적으로 다가와 병맛적인 재미가 있고, 다른 곳도 아닌 쇼 브라더스에서 이런 작품을 만들었다는 사실 자체가 흑역사적인 관점에서의 유니크함이 있어서 나름대로 존재 의의가 있는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이 개봉할 당시인 1970년대 초에는 이소룡 사후, 싱가폴의 검열, 태국의 스크린 쿼터제 등으로 홍콩 영화의 수요가 급락해서 영화 제작 시장이 열악해져 외국과 합작 영화가 나오게 되었다고 하며, 본작 이외에 영국의 해머 필름에서 ‘레전드 오브 더 세븐 골든 뱀파이어(1973)’, 독일 합작인 ‘엔터 더 세븐 버진스(1974)’가 거기에 해당한다고 한다.

덧붙여 본작은 비평 쪽으로는 혹평을 면치 못했으나, 이탈리아와 홍콩에서 개봉 당시 흥행을 해서 상업적 성공을 거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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